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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르포]"가구 공장에 사람이 없다"…불량률 1/10↓ 생산성 6배↑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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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1500억 투자 아시아 최초 가구 '스마트팩토리' 완성

1000세대 아파트 주방용 가구, 이틀만에 생산…상주 인력 4분의 1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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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스마트 팩토리 내부 전경. (현대리바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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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스1) 윤다정 기자 = "생산 불량률은 최소 90% 이상 줄었고, 소수점 두 자리까지 컨트롤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리바트가 4년간 총 1475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스마트 팩토리'의 성과가 눈부시다. 국내 업계는 물론 아시아에서 최초로 가구 제조 공정 전체를 자동화하자, 생산 효율과 안전성이 크게 높아진 동시에 불량률은 줄었다. 현대리바트는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가구 품질을 정밀화하고 고급화해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1일 오전 직접 찾은 경기 용인 현대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SWC) 3층 '스마트 팩토리'는 소란스러우면서도 적막했다. 자동화 기기들이 연신 재단된 목재들을 바쁘게 찍어 올리고 실어 나르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러나 1만7000㎡(약 5200평) 규모의 공장 내에는 드문드문 설비 관리 인력만이 눈에 띄었다. 여타 공장의 북적거리고 분주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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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품종 소량 제품을 다양한 규격으로 전자동 재단할 수 있는 설비. (현대리바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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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가 독일 시스템 개발업체(IMOS), 설비 전문기업 호막(HOMAG)과 함께 '스마트 생산 시스템(MES)'을 구축·도입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6개의 생산 라인에 도입된 자동화 정밀 생산설비는 총 400여대에 이른다.

이전에는 재단, 마감, 타공 등 전 공정의 원자재 투입을 사람이 직접 해야 했기 때문에 위험이 따랐다. 여기에 설비 세팅도 사람이 직접 했기 때문에 제품 마감 상태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가구 설계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해 설계도면과 예상 자재 소모량을 자동으로 3D로 산출한다. 각 공정별 생산 설비들은 설계도에 맞게 자동으로 세팅된다. 세팅에 따라 Δ목재 재단 Δ각 공정별 자재 운반 Δ엣지(가구 모서리 등의 마감 공정) 접착 Δ타공 Δ완제품 포장 등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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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적재돼 포장을 기다리고 있는 부재들. 옮기는 과정에서 옆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지그재그 형태로 쌓여 있다. © 뉴스1 윤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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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스템 덕에 생산 효율이 대폭 올랐다.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이 약 50명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간 생산량은 30만 세트에 이를 정도다. 바로 옆에 위치한 현대리바트 제2공장에 150~200명의 인력이 투입돼 연간 5만 세트를 생산하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자동화 시스템을 앞서 도입한 해외 가구 공장이 소품종 가구를 대량생산하는데 반해 현대리바트 '스마트 팩토리'는 고객 맞춤형 생산과 대량생산이 모두 가능하다. 제각기 재질과 두께가 다른 원자재만 40여종, 자재 마감에 쓰이는 '엣지'만 12종이다. 그럼에도 아파트 1000세대에 들어가는 주방용 가구를 이틀이면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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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포장 규격 DB를 학습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로봇 등을 전자동 작동시켜 제품을 최종 포장하는 모습. 포장 접착제로는 친환경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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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시험 생산을 시작하기까지 다소 우여곡절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독일 기술자들의 출입국이 원활하지 않았던 탓이다.

장진용 현대리바트 생산운영팀장은 "구축 시점에 코로나 때문에 엔지니어들의 입국 제한이 많아 가동이 불가피하게 늦어졌다"며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다니며 (엔지니어들의) 자가격리부터 각종 서류 수십 장까지 면제해 가동을 당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장 팀장은 "제품 구조는 물론 종류도 다양하고 (주문) 양도 많지 않아서 독일 엔지니어들도 자동화를 어려워했다"며 "그럼에도 전 공정을 시스템으로 연결해 라인을 갖춘 곳은 (스마트 팩토리가) 처음이다. 현대리바트가 가구업계에서 중요한 도전을 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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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SWC) 전경. (현대리바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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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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