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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오락가락 청년인재…국민의힘에 이력서 낸 다음날 민주당 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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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가인재 1차 MZ세대 전문가 영입을 발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송민령, 최예림, 이 후보, 김윤기, 김윤이.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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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표심이 내년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른 가운데 청년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대선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MZ세대 데이터 전문가'로 영입한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영입 발표 하루 전까지만 해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직접 찾아와 "윤석열 후보를 돕고 싶다"며 이력서를 제출한 것이 확인됐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주부터 '하버드대 선배'인 박 의원에게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김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4시께 국회 의원회관으로 찾아와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담도 했다. 박 의원은 "김 대표가 '민주당 쪽에서도 오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국민의힘이 더 좋다'고 말하면서 윤 후보 선대위에 추천해 달라고 했다"며 "1일 오전 당 대외협력위원장이면서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이력서를 전달했는데, 언론 보도를 보고 김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 쪽으로 간 걸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 한 통 없었고, 내가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이게 청년정치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병준·김한길 두 분까지 영입한 국민의힘에서 유독 김윤이 대표님은 비판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김 대표님이 민주당에서 마음껏 소신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당시에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이 당선되면 서울시 부시장에 오르는 러닝메이트로 임명됐으며, 시대전환 당적까지 갖고 있었지만 최근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는 김 대표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게 여야 캠프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권이나 정당은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과 철학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당을 형성하고, 선거를 치르는 곳인데 그런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 관계자는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 특성상 '더 잘해주는 곳에 간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치하려는 사람이 철학을 배우기 전에 자리만 찾는 것은 결국 현재 구태정치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청년 활동가들이 이날 국회에 나와 윤 후보 지지를 철회하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자신들을 국민의힘 20대 당원 및 적극 지지자라고 소개한 '팀공정의목소리' 대표 안승진 씨는 윤 후보 경선 과정에서 청년층 공략을 위한 캠페인 활동을 벌였으나 윤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고 당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 정책을 특별히 지지한다는 생각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지지 선언은 민주당 선대위 청년본부장인 장경태 의원이 안승진 대표 측에 먼저 접촉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혜 기자 / 문재용 기자 / 이석희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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