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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카카오에 인수된 그립은 어떻게 성공적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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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

올해 커머스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라이브 커머스’ 다. 영상 컨텐츠의 급부상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니즈로 라이브 커머스 전문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많은 대기업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 이 수많은 기업들 중 그립컴퍼니는 2019년 2월 국내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 앱 ‘그립’을 선보인 곳이다. 그립컴퍼니는 상반기 이미 지난해 연간 거래액 243억을 넘겼고, 올 연말 거래액 800억 원대 마감을 내다보고 있다. 전년 대비 3배가 훌쩍 넘는 성장세다. 앱 다운로드 수는 7월 200만을 돌파했고, 8월 기준 210만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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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쇼핑 방송을 보다보면 맹목적으로 판매에 집중된 콘텐츠에 한번쯤 거부감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젊은 세대가 느끼는 피로감은 더 하다. 그립은 MZ세대를 겨냥하여 관습적인 커머스의 문법을 탈피하고자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인기 상품을 최저가로 판매하는 ‘타임딜’ 콘텐츠를 기획 했다. 유명 그리퍼(라이브 방송 진행자)가 재빠르게 상품에 대한 핵심 설명을 하며 시간 내에 구매를 성공하고 말겠다는 도전의식을 자극하면 소비자는 이에 호응한다. 이렇게 진행된 타임딜 라이브는 10분간 최대 2억의 매출을 발생, 이후 그립만의 성공적인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그립의 라이브는 예상치 못한 문의가 들어오거나, 채팅으로 너무 많은 내용이 쇄도해서 놓치는 경우에도 같은 라이브를 시청 중이던 소비자들이 서로를 돕는다. 같은 소비자에게 듣는 상품에 대한 설명과 추천이 구매 욕구를 더욱 자극 한다. 소비자와 소비자가 만나 또 다른 시너지를 내는 셈이다.

우연히 들린 옷 가게에서 내 취향의 옷을 발견하고, 가게 사장님과 한 두 마디 나누며 가까워지고, 그 곳으로 자주 발걸음을 옮기게 되고, 사장님과 근황을 나누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단골 손님이 되어있다. 이제는 오프라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립의 팔로우 기능은 오프라인 세일즈의 성공 공식을 라이브에도 가능하게 만든다.

소비자가 즐겨보던 판매자를 팔로우 하면 판매자의 라이브가 시작될 때마다 푸시 알림이 온다. 푸시를 통해 참여한 라이브에서는 맹목적인 상품 소개와 판매 대신, 소비자의 닉네임과 채팅 내용을 읊으며 인사를 건네고 함께 고민도 나눈다. 그러다 자연스레 소비자가 보고 싶어하는 상품 소개로 넘어간다. 단골 고객이 이전에 채팅으로 말한 체형을 기억하고 있다가 관심을 보이는 아이템을 체형에 맞게 즉석에서 코디 해주기도 하고, 많은 매출을 올려준 소비자에게는 이제 그만 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건네기도 한다. 이렇게 형성된 친밀감을 바탕으로 구매자는 ‘뭔가를 사러 간다’는 느낌 보다는,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느낌으로 방송을 찾아 수다를 떨다, 자연스럽게 결제로 연결된다.

그립은 커머스계의 파란을 몰고왔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에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던 ‘라이브 커머스’가 어느새 수많은 기업이 동종 업계에 진출했고, 일상의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더욱 치열해진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평가를 위해서도 단순 시청자나 방송 수 그 이상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기존 커머스의 관습에서 벗어나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판매자와 소비자의 역할과 관계에 변화를 만들고, 거기에 더해 시청자 4명중 1명이 구매한다는 그립의 구매전환율은 그래서 의미있다.

글: 김 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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