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1년차 대비 30년차 이상 임금…한국 2.95배인데 EU 1.65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총, 근속연수별 임금 격차 국제비교…노동시장 경직 보여줘

한겨레

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교육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격차가 주요국에 견줘 한국에서 유독 높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경직돼 있고,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의 근속연수별 임금 격차를 비교 분석해 2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한국의 근속 30년 이상 상용직 근로자의 월 임금총액(정액 급여+특별 급여, 초과급여 제외)은 2020년 기준 697만1천원으로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평균(236만5천원)의 2.95배였다. 고용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에 바탕을 둔 분석이다. 일본에선 이 배율이 2.27배, 유럽연합 15개국 평균치는 1.65배였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의 수치는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바탕을 둔 것으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2020년 기준이며, 유럽연합 통계국(Eurostat) 자료에 근거한 유럽연합 배율은 2018년 기준이다. 경총은 “유럽연합 15개국 자료는 2018년치가 최신 자료이며 국가의 근속연수별 임금 격차는 단기간에 크게 변하지 않아 비교에는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15개국 중에는 영국도 포함돼 있다. 유럽연합 탈퇴국이긴 하나, 임금 자료를 비교적 충실히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경총은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서 한국은 10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일본은 10인 이상 기업체 상용직, 유럽연합은 10인 이상 사업체 전체 근로자 기준이다.

유럽연합 15개국 중 근속 1년 미만 임금 대비 근속 30년 이상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나라는 핀란드로 1.24배였다. 스웨덴(1.30배), 벨기에(1.43배), 영국(1.52배)도 낮은 편에 들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율의 국가는 그리스(2.09배), 오스트리아(2.03배), 포르투갈(1.97배)이었다.

우리나라의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월 임금총액 평균은 2744달러(2020년 구매력 평가 환율 기준)로, 일본(2392달러)보다 14.7% 높게 나타났다고 경총은 밝혔다. 근속 30년 이상 임금은 한국이 8089달러로 일본(5433달러)보다 48.9% 높았다. 시장환율을 적용하면 한국의 근속 1년 미만(초과급여 제외 월 임금총액)은 2004달러로 일본(2304달러) 대비 13.0% 낮고, 근속 30년 이상에서는 한국이 5907달러로, 일본(5232달러)보다 12.9% 높게 나왔다.

한국에서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격차는 2000년 이후 그나마 줄어드는 추세로 분석됐다.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대비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은 2001년 3.78배에서 2006년 3.72배, 2018년 3.03배, 2019년 2.95배로 떨어졌다. 일본은 2006년 2.67배에서 2018년 2.40배로 떨어지고, 유럽연합 15개국에선 같은 기간 1.63배에서 1.65배로 약간 올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일의 가치와 성과가 아닌 근속을 기준으로 삼는 일률적인 보상은 공정성과 동기 부여에 따른 생산성 혁신을 저해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