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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정진수 부활?"…'지옥' 유아인, 세계 무대엔 유아인이 제격이지!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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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넷플릭스 제공


[OSEN=장우영 기자] ‘오징어 게임’을 넘어 전 세계를 매료시킨 ‘지옥’. 그 중심에 있는 유아인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아인은 3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OSEN과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 인터뷰를 가졌다.

‘지옥’은 사람들이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담당했다.

특히 ‘지옥’은 지난달 19일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10 TV프로그램(쇼)’ 1위에 등극, K-콘텐츠의 막강한 힘을 보였다. ‘오징어 게임’을 넘어선 ‘지옥’에 전 세계 시청자가 빠져들었다.

유아인은 넷플릭스 ''지옥'에서 서울 한복판에 지옥행 시연이 일어나고 이 현상을 신의 행위라 설명하는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하 ‘지옥’ 유아인 인터뷰 일문일답

Q. ‘지옥’을 본 소감은?

처음 봤을 때는 작업자 입장에서 보기보다는 시청자 입장에서 더 크게 봤다. 작업자 입장에서 보면 영화를 평가, 판단하게 되고 내 연기의 한계를 찾아내려고 해서 정상적인 감상이 불가능하다. ‘지옥’은 감상이 가능한 작품이었다. 많은 분들이 느껴주시면 감사하겠지만, 극이 만들어낸 몰입감을 따라가면서 몰아보기 하다보니까 6부가 끝나있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꺼번에 전회차가 공개되는 드라마는, 몰아보기를 하게 하는 힘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힘이 있는 작품이라는 안도감을 가지게 됐다.

Q. 정진수라는 인물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주어지는 캐릭터들에 대한 정보가 있다. 사이비 교주, 젊은 나이에 그런 일을 감당한다, 미스터리한 인물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구체화했다. 크게 유념했던 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이비 교주가 아닌, 조금 동떨어진, 반전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했다. 실제로도 사이비 교주 영상, 오디오를 접해서 듣고 보고 했을 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분들은 없더라. 나지막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더라. 그런 부분에서 정진수와 비슷하게 느껴져서 소스를 가져왔다.

특히 정진수는 출연 분량에 비해 굉장히 핵심적으로 극의 에너지, 긴장감을 만들어 내야 했다. 수위를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고민이었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서 선이 굵은 캐릭터이고, 다른 인물들은 땅에 발을 붙이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데 정진수는 떠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이런 차이를 가져가면서 조화롭게 녹여 내려고 했다. 내 마음대로 결정한 걸 현장에서 반영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합을 조금씩 이루면서 적절하게 끼어들어갈만한 톤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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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옥’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고 있는지?

오래오래 1등 했으면 좋겠다. 세계 1등을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모르겠다. 느껴 보고 있는 중이다. 배우로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어떻게 소화해야하지라는 과정을 겪고 있다. 이런 현상이 매일 일어나는 현상은 아닐 것이다. 플랫폼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낸 작품이 세계로 공개될 수 있다는 지점이 가장 반갑다. 어떤 작품 해석, 평가가 점점 치열해지는 과정 속에서 좀 더 폭 넓은 반응들, 세계 관객들의 피드백을 얻으면서 총체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부분이 배우로서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다.

Q. ‘지옥’이 어려운 주제에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작품에서 소재로 쓰이는 것들, 예를 들어 외계인, 저승사자 등은 그 때에 따라 유행을 타면서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하지만 ‘지옥’과 ‘천국’의 콘셉트는 영원불멸한 트렌디한 소재다. 만들어져 있는 지옥도 그렇게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어떤 것에 대한 풍자일 수도 있고, 현실에서 우리는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맹신하고 무기 삼아 공격하는 걸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크게 어려운 지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들어낸 형식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무거운 이야기를 무겁고, 진지하게 하는 게 아니라 오락성이 짙은 작품 속에서 간결하게 메시지를 녹여내고 있구나 생각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와 연기 극찬에 대한 소감은?

너무 기분 좋다. 제일 기분 좋았던 건 외국 분들이 주는 반응도 좋았지만 어떤 한국 분이 유튜브에 댓글로 ‘세계 무대에 내놓으려면 유아인이 제격이지’라는 말이 좋았다. 국가대표가 된 기분이었다. 부담스럽기도 했다.

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많은 분들이 잘한다고 박수를 많이 쳐주셔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부담감이 생겨나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관객들의 칼날 같은 시선도 느껴진다. 내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위험하겠다 싶기도 하다. 유아인이라는 이미지를 저마다의 것으로 가져가고 있는 한국 관객들과는 어떤 호흡을 만들어 나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하고, 아예 나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어떻게 표현을 전달하지라는 고민도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가 있고 나는 그것을 소화하는 사람이니까, 잘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Q. 정진수가 작품 초반 세계관 형성의 핵심 인물이어서 부담감 많았을텐데?

상당히 즐기면서도 해내지 못하면 어쩌지 싶었다. 많은 장면에 등장해서 자연스럽게 빌드업되고, 몰입감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인물이었다. 최소한의 등장만으로 최대치의 효과, 긴장감을 내야 하는 인물이었다. 미스터리한 인물이라 노출이 많으면 안됐기에 더 어려웠다. 훨씬 더 긴장하면서 작업을 했다.

Q. 정진수가 빨리 퇴장했는데 아쉽진 않았는지? 시즌2가 제작된다면 부활 가능성은 있는지?

장난삼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적게 나오고 최대치의 효과를 내는 인물이라서 올 게 왔다 싶었다. 많은 분들이 아쉬워 해주셔서 감사하다. 나도 아쉬움 너머에 재등장을 가장 바라고 있다. 정진수 살아날 것 같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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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웹툰 원작이 영상화 된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감독님 보고 시나리오 본 후에 원작을 봤다.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 원작 있는 작품을 꽤 했는데, 원작이 있기에 영상화가 가능하지만, 창작자 입장에서는 원작이 족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보다 더 자유롭고 적극적인 표현을 하고 싶어도 원작 팬들에게 허락 받아야 가능할 것 같고, 만들어진 표현이 성공적인 연기로 구현이 되지 않는다면 연기로서의 실패가 아닌, 원작 팬들에게 어마어마한 실망을 안기게 된다. 그런 부담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원작을 공부하는게 아니라 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작품에 임하고 있다.

Q. 황당하고 이상한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어떤 동력이 작용한 것 같은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게 지옥 사자로 불리는 괴물이 나타난다는 점, 천사의 고지 등이 비현실적이고 폭력적이고 웹툰에서 볼 법하지만 조금만 달리 보면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져가는 ‘믿음’ 같은 것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 것까지가 ‘지옥’이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많이 목격하게 되는 혐오, 폭력, 집단의 광기가 이 작품 속에서는 다른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현실세계로 끌고 와 보면 비슷한 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상당히 동시대적이고 묵직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연상호 감독이 신념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유아인은 위기 앞에서 신념과 현실 중 어떤 걸 택할지?

할 수 있는 한 그 안에서 의심하고 검증하는 편이다. 내면 안에서 해결된 상태로 외면으로 나올 때도 있다. 계속해서 세공되어야 하는 것이다. 완성됐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내게 주어진 원석을 세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믿음이 무조건 맞다는 생각으로 살아가진 않는다. 하지만 나름의 신념과 믿음이 있기에 내 주변에 던져보고, 세상에 던져 보면서 반응도 들어보면서 중심을 찾아가고 있다. 계속 새로운 균형이 생겨나는 것 같다.

Q. 자신이 출연하지 않은 2부(4, 5, 6화)를 보신 소감은?

2부를 세 번 밖에 안 봤다. 1부(1, 2, 3화)와 2부로 나눠서 많이 말씀하시더라. 내가 등장한 초반은 많이 불안해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1부의 마지막인 3화에서는 상당히 충격에 빠졌다. 격정적으로 1부가 흘러갔다. 4회부터는 안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괴물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디스토피아적인 세상이 펼쳐졌다면 그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가 후반부에 진행되면서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도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Q. 20년 뒤 죽는다는 고지를 받으면 어떻게 행동하거나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고지를 받지 않았지만, 20대를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겉멋과 허세에 찌들어서 30대 중반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정진수와는 달랐지만 나를 좀 더 과감하게 던지고, 도전하고, 실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다. 20대 때는 내일 죽어도 상관 없을 정도로 살았다. 순간에 발산되는 에너지, 힘이 뒤가 없을 것 같은 상태였다. 정진수를 연기하면서 그 시절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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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니버스’의 매력은?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이지만 한 발은 현실 세계에 있다. 현실 세계와 본인이 창조한 세계를 끊임없이 조율하면서 독특하고 황당해도 공감할만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력이자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정진수를 연기하며 참고한 작품, 실제 인물이 있다면?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데 정말 없어서 죄송하다. 어떤 하나의 인물, 작품을 위해서 어떤 레퍼런스를 선명하게 삼지는 않는 편이다. 책, 영화, 드라마 등 그 모든 것이 내가 맡게 되는 역할이나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진 않지만 내가 접해왔던 정보들이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지옥’ 정진수가 유아인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여러 분들이 기억하고 싶은대로 기억해주시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사도’, ‘베테랑’과 같은 선 굵은 캐릭터를 맡으면서 큰 사랑을 받았는데, 한편으로는 나를 가두는 작품들이기도 했다. 그 후에 다른 시도를 하면서 가능성을 보기도 했다. 정진수라는 강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레벨업 버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내 안에 들어와서 에너지를 통제하는 방법, 그것들을 적절하게 녹여내는 것들이 내 안에 어느 정도 있을 것이고, 실험적으로 던지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차원에서 유아인이 그 표현을 이루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런 시도들을 할 수 있는 작품, 캐릭터였다.

Q. 정진수의 외형과 공허하면서도 텅 빈 눈빛을 어떻게 표현하려 했는지?

머리는 가발이었다. 인물의 외형적인 부분은 웹툰을 참고하지 않으려 해도 감독님이 그대로 옮기길 원하셨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내 다른 해석,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다. 흰자와 검은자만 존재하라 수 있도록, 조금의 빛도 눈동자가 반사하지 않도록 하는 눈 크기를 연구했다. 믿음을 강요하기 위해 강한 스피치를 하고 강렬하게 쳐다보고, 강렬한 에너지로 이끈다고 생각하는데, 나지막하고 조용하고 쓸데없는 농담도 던지면서 미스터리한 분위기 자아내고 블랙홀처럼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만드려고 노력했다.

Q. 글로벌 시장이 K콘텐츠의 목표처럼 올라왔는데,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지켜야 할 덕목?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것이 아니고, 너무 크게 의식하지 않고 하던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작자 분들이 만들고자 했던 핵심을 놓치지 말고, 작품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고 만든다면 많은 분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에 대한 집중을 가져가 주셨으면 한다. 내 스스로도 선을 두지 않고, 연기 핵심을 지키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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