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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남아공 오미크론 증상 경미하다지만 일반화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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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젊고 이전 감염 면역 획득률 높은 편

중증 야기 여부, '코로나 감기처럼 진화했나' 가를 최대 변수

뉴스1

© 로이터=뉴스1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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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코로나19 새 변이주 '오미크론'의 중증 야기 여부가 세계적 대유행병 '팬데믹' 상황 지속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오미크론의 3대 불확실성 Δ전염력 Δ면역 회피 가능성 Δ중증 야기 여부 중 전염력과 면역 회피 가능성은 높다는 점이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일주일여 전 오미크론을 처음 세상에 알린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진에 따르면 아직까진 감염자들 사이에서 중증·사망으로 발전한 사례는 없으며, 대부분 경미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감염률이 약 80%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현지 데이터는 WHO와 백신제조사들의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아공의 사례를 일반화할 수 없는 이유를 제기하며, 섣불리 경계를 풀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젊은 인구…남아공 평균 27세·영국 평균 41세

2일(현지시간) 영국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영국 세인트 앤드류대 뮈게 체빅(Müge Çevik) 교수는 "오미크론이 경미한 증상만 일으킨다는 초기 보고들은 전언이나 데이터의 일부에 기반한 경우가 많아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남아공 의협 회장이자 세상에 오미크론의 존재를 처음 알린 앙젤리크 코제 박사는 BBC 인터뷰에서 "현지 감염자들이 마른기침과 발열, 식은땀 등 경미한 증상만 호소하고 있으며, 인후통이나 미각·후각 등 기존 코로나 증상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변이의 심각성을 평가할 때 있어 질병의 진행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란 변수들을 통제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은 중요한 문제다. 발병이 지역적이라면 더욱 그렇다는 게 체빅 교수의 지적이다.

예컨대 지금까지 오미크론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남아프리카공화국(발표된 수치만 183명)의 경우, 인구가 비교적 젊은 편이다.

제니 해리스 영국 보건안전청장에 따르면 남아공 인구의 평균 연령은 27세지만, 영국인 평균 연령은 41세다. 한국인 평균 연령은 43세 정도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진화생물학자 사라 오토는 현지 매체 내셔널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남아공 의료진은 현지 감염자들이 경미한 증상만 보였다고 말하지만, 이 초기 감염자들은 대부분 대학생 정도의 젊고 건강한 성인들로, 의학적으로 취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전 감염·백신 면역, 재·돌파감염 막지 못했지만 중증 예방했을 수 있어

남아공은 인구 다수가 이미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다는 특징도 갖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남아공 최대 민간의료보험기업과 현지 전문가들은 6000만 전체 인구의 약 70%가 이미 코로나 감염 이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전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이 오미크론의 감염 자체를 막진 못했더라도, 중증·사망 진행을 예방하는 기능을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선진국의 경우 백신 접종 사실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백신은 바이러스의 부작용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백신 접종 사실도 오미크론 증상이 경미하게 발현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외에도 최소 35개국에서 243명의 확진자가 발견됐다. 이 중 네덜란드와 독일, 일본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들 가운데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각각 14명, 4명, 1명 보고됐다. 이스라엘은 부스터샷까지 맞고도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이 나왔다. 이들은 모두 경미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오미크론이 이전 감염으로 획득된 면역과 백신 유도 면역을 모두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자체도 중증 야기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맥매스터대 메투 밀러 전염병·면역학 부교수는 "감염 사례가 많아지면 중증 질환 수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뉴스1

2일 오후 9시 10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40대 부부 동거가족을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는 5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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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현재 남아공 등에서 보고된 일부의 오미크론 진행 양상을 일반화할 수 있을지 여부는 더 많은 지역적 확산이 이뤄지고 더 광범위한 표본이 나온 뒤에야 확인할 수 있다고 체빅 교수는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감염자의 인구 통계가 비교집단의 인구 통계와 일치하는 사례 통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이, 백신접종여부, 건강상태 같은 정보도 필요하고, 입원 횟수는 개인이 속한 지역의 전반적인 병상 수용 능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감염자 그룹과 비교 집단 모두의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해야 한다.

아울러 새 변이 전염 속도는 생활환경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수준도 통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체빅 교수는 "중증 야기 여부는 가장 마지막에 해결되는 의문이 될 것"이라며 "델타 변이 때도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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