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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글로벌 인플레, 장기화할 가능성 큰 이유는…“집세 통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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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서비스 인플레 높지 않아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지적
인플레 과반 차지하는 집세 측정 불완전...인플레 실제 반영에 시간 소요
통신ㆍ교육비와 법률서비스 등 기타 서비스 가격도 치솟는 중


이투데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레버넌의 한 주택 앞에 9월 21일 부동산 판매 공고가 붙어 있다. 마운트레버넌/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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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세계 각국의 골칫거리로 자리하고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대개 서비스 분야에서 가격이 별로 상승하지 않았고,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가 사라지면 인플레이션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전 세계 서비스 부문 소비자물가 상승률(연율)은 코로나19 이전부터 2.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3년간 비슷한 상태로, 전체 물가상승률(3.9%)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주장에는 큰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서비스 인플레이션 수치를 집계하는 데 있어 전세를 비롯한 집세의 중요성이 왜곡돼 있기 때문이다. 집세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묘한 수법으로 책정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통상 미국 노동통계국은 일처리 관계상 매월 부동산 조사 대상의 6분의 1 수준만 측정하고 있는데, 그 결과 집세 상승이 인플레이션 지표에 제대로 반영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임대료 하락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집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도 당장 지표에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WSJ는 “아직 측정되지 않은 임대료 상승은 앞으로 몇 달간 서비스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도 이런 통계 집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있어 집세 다음으로 중요한 두 항목은 의료비와 통신ㆍ교육비다. 다만 의료비는 코로나19 치료비 대부분을 각국 정부가 부담하는 만큼 현 인플레이션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통신요금과 대학등록금 등이 포함된 통신ㆍ교육비다. 통신ㆍ교육비의 물가상승률은 2019년 12월 이후 2%를 기록 중이다. 자칫 상승률이 낮다고 볼 수 있으나 코로나19 발생 전까지 해당 분야가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 역시 높은 수준이다. 과거 10년과 비교해도 2%보다 높았던 적은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그 밖에 교통과 오락, 법률 서비스 등에서도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폭이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지금 위험한 것은 임금ㆍ인플레이션 스파이럴(나선형 소용돌이)에 빠지는 것”이라며 “노동자는 인플레이션 상승분을 보충하기 위해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고 기업들은 이들을 붙잡기 위해 기꺼이 지급하는 반복적인 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지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통제되기보다) 더 자율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진다”며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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