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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노화의 판도라상자 열렸다…장수의 비밀은 '세포 단백질의 자가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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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노화 단백질 MON2에 의한 수명 연장 규명

예쁜꼬마선충에서 MON2의 자가포식 강화로 장수유도

연구팀 "인간 장수, 노화 질환 억제에 기여할 것"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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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인체의 세포 내에 있는 특정 단백질이 자가포식을 통해 장수를 유도하는 과정이 규명됐다. 모든 인간의 소망인 장수가 어떤 기관의 역할에 의해 이뤄지는 지 베일에 쌓인 '인체의 신비'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이승재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철주 박사, 포항공대 박승열 교수 공동연구진이 골지체에 위치하는 'MON2 단백질'이 자가포식을 통해 장수를 유도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자가포식은 '세포에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세포 안에서 만들어져 그 역할을 다한 단백질 등을 수시로 제거하거나 적절히 변형하는 리사이클링 과정으로 생명유지에 필수적이다.

※ 골지체 : 세포소기관 중 하나. 단백질 혹은 지질의 변형 장소 혹은 다른 기관 으로 수송하기 위한 분류를 위한 장소.

장수를 유도하는 것에 세포소기관의 올바른 기능이 필요하고 서로 다른 세포소기관 간의 유기적인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 연구 결과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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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에서 MON2가 장수를 유도하는 개념도.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에서 MON2가 골지체와 엔도좀 사이의 물질 수송을 매개하고 자가포식을 향상시켜 장수를 유도한다. 한국과학기술원 이승재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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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에서 MON2가 장수를 유도하는 개념도.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에서 MON2가 골지체와 엔도좀 사이의 물질 수송을 매개하고 자가포식을 향상시켜 장수를 유도한다. 한국과학기술원 이승재 교수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연구결과인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12월 3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조금 둔화되었을 때 장수가 유도된다는 기존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물질 수송과 단백질 변형 등이 일어나는 세포내 소기관인 골지체, 미토콘드리아와 노화의 관계에 주목, 연구를 진행했다. ※ 미토콘드리아 : 세포소기관 중 하나. 세포 호흡을 하여 에너지를 생산해냄.

이 과정에서 단백체학 기술을 활용해 미토콘드리아 호흡이 저하돼 수명이 길어진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에서 정상 선충과 달리 특이적으로 많이 생성되거나 적게 생성되는 단백질(골지체 단백질 MON2 포함 1000여종)을 발굴했다. 예쁜꼬마선충이 연구재료로 이용된 것은 그 크기가 손톱보다 작지만 사람과 유전자를 83%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단백체학 : (프로테오믹스, proteomics)은 하나의 단백질을 연구하는 전통적인 단백질 연구 방식과 달리 세포 또는 개체 내의 전체 단백질을 연구하는 학문 영역으로 1995년 마크 윌킨스(Marc Wilkins, 1967-)에 의해 처음 명명되었다

세포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을 목적에 따라 변형시키거나 분류해 필요한 위치로 배송하는 세포 내 우체국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골지체에 존재하는 단백질(MON2)은 기존에 주로 물질 수송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돌연변이 모델의 수명변화를 관찰한 결과, 골지체 단백질 MON2가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식이 제한된 예쁜꼬마선충의 장수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이승재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골지체, 오토파고좀의 세 가지 세포소기관의 유기적인 소통이 장수와 관련 있음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어떻게 세포소기관 내 물질 수송이 자가포식 향상을 유도하는 지에 대한 분자 수준의 기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오토파고즘 : (자가포식) 즉 체세포 내의 재활용이 일어나는 동안 수명이 끝난 세포는 분리되고 이중의 세포막으로 구성된 특별한 구역에 격리된다. 이를위해 형성된 기관이 오토파고좀(autophagosom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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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장수를 유도하는 단백질의 발견은 향후 이 단백질 MON2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 연구의 기초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체세포 내의 장수유도물질 발견과 이를 활성화시키는 메커니즘을 알아낸다면 노화 방지 및 장수의 비밀을 풀어내는 것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이다.

▶ [한국과학기술원 이승재 교수 일문일답]
문)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답) 이번 연구는 장수 유도 인자를 찾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해보자는 토론을 바탕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단백체학 분석 전문가인 이철주 박사님과 세포소기관 전문가인 박승열 교수님을 포함한 자가포식 연구자분들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하여 기존에 목표로 삼았던 새로운 장수 조절 인자를 발굴하고 분석했다. 세포 내 소기관의 유기적 소통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처럼 여러 연구자 간의 유기적 소통이 필수적이었던 연구 과정이었다.

문)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답) 기존에 장수 기전을 밝히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전사체를 분석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그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단백체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 실제로 밝혀진 바 적은 새로운 골지체 단백질의 장수 유도 기전을 밝힐 수 있었다. 또한 예쁜꼬마선충에서 밝힌 장수 유도 기전이 포유동물세포에서도 보존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연구의 질을 향상시켰다고 사료된다.

문)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답) MON2의 발현이나 활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는 경우 인간 장수 및 노화 관련 질환 억제에도 기여할 수 있어 의학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리라 사료된다. 이를 위해서는 MON2의 활성을 증진시키는 약물 스크리닝 및 분석 연구과제가 필요하리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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