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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文·트럼프 대화듣다가 눈물흘린 靑수석 "미사일주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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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통해 밝힌 '미사일 지침 종료'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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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스1) 조태형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누리호는 길이 47.2m에 200톤 규모로, 엔진 설계와 제작, 시험과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됐다. 2021.10.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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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5월 42년만에 우리나라의 미사일 주권을 확보한 '미사일 지침 종료' 뒷얘기를 공개하며 국민의힘 등 야권이 문재인정부에 안보 취약 정권 프레임을 씌우는 건 국민 자부심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27회'를 통해 "누가 나에게 청와대에 근무하던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문 대통령의 미사일 주권 확보를 위한 결단과 강인한 노력을 꼽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수석은 "내가 청와대 첫 대변인으로 재직하던 2017년과 2018년 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기로 국정은 초긴장의 연속이었고 국민 불안도 최고조의 시기였다"며 "내가 듣고 쓰고 기억한다고 해서 정상통화와 회담의 내용을 여기에 자세히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3~4차례의 정상통화를 통해 문 대통령은 탄두 중량 500kg에 채워져 있던 족쇄를 차분하게 그러나 굳건하게 풀어나갔다"고 회상했다.

미사일 지침 종료는 1979년 미사일 기술협력을 위한 자율규제를 선언한 이래 40년 넘게 유지된 미사일 지침을 완전히 종료함으로써 한국이 미사일 주권을 확보한 것을 말한다. 지난 5월 21일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 종료'에 합의했는데, 이는 탄두 중량 제한 뿐만 아니라 미사일 최대 사거리 제한도 완전히 해제됨을 의미한다.

박 수석은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의 결단'과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두 차례의 개정과 최종적인 지침 종료의 결실을 맺었다"며 "2017년 11월 탄두 중량 제한 폐지, 2020년 7월 민간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제한 해제, 그리고 2021년 미사일 지침 종료 합의가 그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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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1월7일 오후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7.1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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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세 번째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 개정 미사일지침'(3차 개정)을 채택했다. 그 동안 우리 군은 '최대 사거리 800km, 탄두 중량 500kg' 제한에 묶여 있었으나 3차 개정을 통해 사거리 800km 미사일에 1톤이 넘는 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탄두 중량 제한 폐지 이후 우리나라는 한걸음 더 나아가 우주발사체에 필수적인 고체연료 개발의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미국과 속도감 있게 협의를 진행한 끝에 2020년 7월 28일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히 해제했다.

박 수석은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모든 관련 부처와 청와대까지 온 힘을 합치고 똘똘뭉쳐 서울과 워싱턴에서 비공개 회동을 포함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며 "국내적으로는 외교부와 과기부 등 여러 관계 부처가 실무기술적인 협의를 수시로 진행해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 외교부는 미국 국무부 비확산국과 문안을 마무리해 협상을 매듭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 차원의 지원사격이 주효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통화를 통해 직접적인 역할을 했고, 이는 고체연료 제한 해제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021년 5월 2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 종료를 이끌어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미사일 지침 종료 주문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답한 것이다. 42년 만에 '한국의 미사일 주권을 확보'한 '역사적인 날'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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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2017년 8월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내용에 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8.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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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석은 그동안 문 대통령이 미국 정상들과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기록하면서 "미사일 탄두중량 해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간절함에 속으로 울었고 40년이 넘도록 차고 있는 족쇄가 분했고, 그것을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처지가 안쓰러웠다"고 했다. 박 수석은 실제 기록을 하던 중 눈물이 수첩에 떨어지기도 하였는데 정상통화중인 대통령의 집중력에 방해가 될까봐 얼굴을 거의 수첩에 대고 쓸 정도일 때도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처음 500kg을 2배인 1000kg으로 늘리자는 제안을 할때 대통령도 선뜻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며 "그만큼 민감한 문제를 대통령은 계속해서 확인하고 또 다시 2배로 또 2배로 그리고 마침내는 무제한으로 해제하자는 담대한 제안까지 실로 그 과정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고 소름이 올라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에서 "더 강력하고 정확한 미사일방어체계, 신형 잠수함과 경항모, 군사위성을 비롯한 방위체계로 우리 군이 어떠한 잠재적 안보 위협에도 주도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박 수석은 "대통령 임기 동안 2차례의 개정과 미사일 지침 완전 종료는 대통령이 국군의 날에서 밝힌 국정철학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미사일 지침 종료가 국익 차원에서 몇 가지 의미가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첫째,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우주로 이끌어 우리나라 우주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미사일 지침 종료로 우주 인프라 건설의 제도적인 토대가 마련됨으로써 한국판 뉴딜이 우주로까지 확장되는 길을 열었다. 미사일 지침의 종료로 다양한 우주발사체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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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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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사일 지침 종료로 우리나라는 우주개발 선진국들처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액체연료형, 고체연료형, 하이브리드형 모두를 자유롭게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누리호의 발사는 그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다. 한국판 스페이스X가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또 "둘째,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됐다"며 "군사 정찰 위성을 언제 어디서든지 우리 필요에 따라 우리 손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세계에서 인정하는 강력한 군대를 갖추고 50조 원이 넘는 국방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한반도 상공을 감시하는 눈과 귀가 부족했는데, 우리의 계획대로 2020년대 중후반까지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체연료 발사체를 이용해 저궤도 군사 정찰 위성을 다수 발사하게 되면 우리 정보·감시·정찰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셋째, 이번 미사일 지침 종료는 68년 된 한미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미동맹의 협력 무대가 우주라는 새로운 지평으로 확장됐다"며 "한국을 방문한 계기에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는 미국의 각료나 관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집념과 용기를 높이 평가할 때마다 그 역사적 순간을 기록하면서 느꼈던 감동과 전율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정부의 초고속 인터넷 구축과 노무현정부의 전자정부가 우리 ICT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고 미사일 지침 종료는 대한민국이 디지털 강국으로서 우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며 "문 대통령은 미사일 지침 종료와 관련해 '디지털 강국으로 발전하는 중심에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청년들이 있었듯이 미사일 지침 종료는 청년들이 우주로 진출하는 꿈을 펼치는 담대한 여정의 시작이다'란 지론을 여러 회의와 보고 자리에서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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