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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명 ‘우클릭’ 윤석열은 ‘좌클릭’…‘중도’에 올라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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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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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를 90여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정비하고 본격적인 진검승부에 나선다. 승부의 관건은 중도층과 2030세대이다. 두 후보는 중원 표심을 얻기 위한 외부 인사 영입과 메시지·정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최근 선대위 체제를 완비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선대위 16개 본부 체제를 6개 본부 체제로 통·폐합했다. 지난 10월 10일 선출된 이 후보는 당내 통합을 고려해 ‘용광로 선대위’를 꾸렸지만 지지율 정체를 겪자 쇄신을 단행했다.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몽골 기병대식’ 선대위로 재편한 것이다.

윤 후보는 6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선대위를 공식 출범한다. 그가 지난 3일 선대위 보이콧 행보를 벌인 이준석 대표와 만나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한 결과다. 지난달 5일 선출된 윤 후보가 한 달 만에 선대위 체계를 갖춘 것이다.

전열 정비를 끝낸 두 후보는 중도층 표심 잡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실용주의를 앞세워 개혁 성향 노선에서 ‘우클릭’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5일 대구를 찾아 “김대중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좌우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고 했고 지난달 23일 “규제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경제성장과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가 공약인 전국민 재난지원금, 국토보유세 등 철회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5일 사법시험 부활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대대적인 부동산 공급 공약을 준비 중이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조타수로 삼아 ‘좌클릭’하며 중도층에게 향할 것으로 보인다.김 전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기본소득 등 진보·보수에 연연하지 않은 화두를 던져온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은 5일 윤 후보와 만난 후 기자들에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부 사회계층이 경제적으로 황폐한 상황인데 이를 어떻게 조기에 수습할 것인가가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이 가장 중요시할 과제”라고 말했다.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이날 김 전위원장과 만난 후 “김(전) 위원장이 ‘서민에게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자’는 말씀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 합류로 선대위 인선이나 공약에 변화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차차 있겠죠”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에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를 설치했다.

청년 표심 쟁탈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미래와 청년에 관한 전담 부서 신설”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2030세대 청년·과학 인재 4명을 영입했다. 지난달 28일 광주 선대위를 출범하며 10명 공동선대위원장 중 9명을 2030세대로 꾸리는가 하면 지난달 24일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를 발족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8일 “모든 정부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후보 직속 기구인‘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윤 후보는 지난달부터 서울대 청년간담회, 당 청년대변인 면담, 청년작가 전시회 관람, 카이스트 간담회 등 청년과의 만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의 리스크 관리 역시 90일 장정의 주요 변수다. 이 후보에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검찰의 수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윤 후보에게는 본인의 고발사주 의혹, 부인 김건희씨 주가조작 공모의혹, 장모 최은순씨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후보의 말바꾸기 논란과 윤 후보의 잦은 설화 등 두 후보의 ‘입’ 역시 변수이다.

진용을 갖춘 두 후보는 프레임 싸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후보는 5일 전북 방문 일정 중 윤 후보를 겨냥해 “온갖 전직 검사들로 만들어진 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이겨서 검찰 국가를 만들겠다고 도전하고 있다”면서 “검찰을 위한, 검찰에 의한, 검찰의 국가가 절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권교체”를 수차례 언급했다. 윤 후보 측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이날 이 후보가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해 기본소득 공약을 언급한 데 대해 페이스북에 “포퓰리스트의 진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소장은 “현재 여론조사상 두 후보는 동일한 출발선상에 있다. 이미 후보를 선택한 국민들은 후보를 바꿀 의사가 높지 않아 90일간 중도층 공략이 관건”이라며 “누가 더 구체적으로 공정과 민생에 대한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는 여러 공약을 철회하면서, 윤 후보는 선대위가 늦게 꾸려지면서 두 후보의 국가비전이 공백 상태”라며 “TV토론과 정책 공약을 통해 누가 중도층을 설득하느냐가 승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곽희양·문광호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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