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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내연기관차 뺨치는 성능 탑재… 독일 3사 ‘명품 경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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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전기차 시대 본격 개막

벤츠 ‘더 뉴 EQS’ ‘더 뉴 EQE’

전장 5525㎜… S400d보다 15㎜ 더 길어

S클래스 고유 기술 더해진 모습 인상적

BMW 첫 전기SUV ‘iX x드라이브 40’

각종 센서 키드니 그릴 통합 외장 깔끔

실내 스피커 30개 장착돼 음향 입체적

아우디 ‘e-트론 GT’ ‘RS e-트론 GT’

J1 플랫폼 사용 고성능 기본기가 강점

100㎞ 가속에 3.3∼4.5초밖에 안 걸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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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입차 시장의 강자인 ‘독일 3사’가 일제히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로 중·소형 차량급에서 경쟁해 온 전기차들이 내년부터는 대형 세단과 스포츠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에서 새로운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들 전기차를 시승하며 달라질 시장을 먼저 살펴봤다.

◆‘벤츠’클래스 전기세단 ‘EQS·EQE’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자사의 첫 고급 전기세단 ‘더 뉴 EQS’와 ‘더 뉴 EQE’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왕복 20m의 특별 무대에서 EQS를 짧게나마 체험했다. 짧은 시승으로 주행 성능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에 S클래스 고유의 기술이 더해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차세대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하이퍼스크린’이 특징이다. 차량 대시보드 전체를 아우르는 141㎝(55인치)에 이르는 일체형 스크린은 앞으로 자동차가 운전보다 그 공간에 머무르면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방점을 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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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더 뉴 EQS’


EQS의 전장은 5525㎜로 내연기관 S400d 4매틱보다 15㎜ 길어져 공간 여유는 한층 풍부해졌다. EQE도 내연기관 E클래스보다 긴, 3120㎜의 휠베이스로 넓은 공간을 구현했다. 다만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가 바닥에 깔리면서 높아진 바닥 높이로 헤드룸 공간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더 뉴 EQS 450+ AMG 라인은 1회 충전 시 최대 478㎞를 주행하며 최대출력 245㎾, 최대토크 568㎏.m의 힘을 낸다. 또한 다양한 무선업데이트(OTA) 기능까지 지원해 전기차 시대의 플래그십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QS 450+ AMG 라인의 가격은 1억7700만원이다.

◆세계적 작곡가와 협업한 주행음 갖춘 ‘iX’

BMW가 내놓은 첫 순수 전기 SUV인 ‘iX x드라이브 40’을 지난달 22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경기 파주 마장호수를 지나 헤이리 예술마을 한 카페를 돌아오는 172.5㎞에 걸쳐 주행했다.

이 차의 외장은 카메라와 레이더 등 각종 센서를 키드니 그릴에 통합해 깔끔한 인상을 줬다. 매립형 도어 오프너는 손잡이가 들어갔다 나오는 플러시 도어 핸들보다 직관적이고 내구성이 높아 보였다.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실내는 차라기보다는 거실에 앉아있는 인상을 풍겼다. 센터 콘솔에는 목재로 제작한 패널을 적용했고, 좌석 조절 장치와 기어 레버는 크리스털 소재를 적용했다. BMW는 필요할 때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개념인 ‘샤이테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장 전체를 아우르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개방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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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x드라이브 40’


BMW는 소리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실내에 스피커 30개가 장착돼 음향이 풍부하고 입체적이었다. 특히 운전석 허리 부근에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느껴지는 진동과 헤드레스트에 탑재된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음색은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전기차는 차에서 보내는 시간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BMW답게 운전을 위한 소리에도 신경을 썼다. 영화 ‘라이언 킹’과 ‘배트맨’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 작곡가 한스 치머와 협업한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 음향 시스템’을 통해 전기차를 위한 시동과 종료 소리, 주행음을 창조했다. 배기음이 없는 전기차 특성상 가상 사운드는 제조사들이 고유의 소리를 찾기 위해 경쟁하는 분야다.

주행 시에는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보다는 내연기관에서 이어져 온 부드럽고 경쾌한 주행 감성이 잘 살아있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6.1초가 걸리는 SUV였지만 넓은 시야 때문인지 체감은 더 빠르게 느껴졌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3㎞로, 최근 순수 전기차치고는 짧은 거리가 아쉬운 대목이다. 가격은 1억2260만원이며 온라인 판매 창구인 ‘BMW 샵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다는 점도 전기차 시대의 변화를 시사했다.

◆그룹의 기술력 이어받은 ‘아우디 e-트론 GT’

지난달 11일 경기 과천 대공원에서 아우디의 전기 4도어 쿠페인 ‘e-트론 GT’와 ‘RS e-트론 GT’를 각각 시승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가 본부로 귀환하면서 탔던 차가 바로 이 모델이다. 포르쉐의 전기세단 타이칸과 같은 J1 플랫폼을 사용하는 차답게 탄탄한 고성능 기본기가 강점이다. 모터와 배터리, 서스펜션 등 주요 부품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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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e-트론 GT’


시승 당시는 국내에 정식 출시되기 전이라 주차장에서 장애물을 피해 정해진 코스를 빠르게 통과하는 슬라럼 체험을 했다. 최고출력 530∼646마력, 최대토크 65.3∼84.7㎏.m의 힘을 내는 두 차량은 첫 직선코스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온몸이 뒤로 젖혀졌다. 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가속하는 데도 3.3∼4.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내연기관과 달리 모터의 특성상 초반부터 차의 출력이 쏟아지는 듯한 느낌도 인상적이었다.

직선 주로 직후 이어지는 코너 구간에서는 핸들을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자 원하는 선을 따라 지그재그로 차가 움직였다. 콰트로(사륜구동) 특유의 안정감이 느껴졌지만 배터리 무게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쏠림은 앞으로 고성능 전기차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느껴졌다. 마지막 급정지 구간에서는 차는 흔들림 없이 노면을 강하게 움켜쥐며 멈춰 섰다. 앞으로 고성능차 시장에서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빠르게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 차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유럽기준(WLTP) 472∼488㎞, 유럽기준 가격은 약 1억3400만∼1억8600만원이다.

일산·영종도·과천=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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