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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BK의 밀실 행정, 행장이 결자해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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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거듭되는 밀실 행정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숱한 논란 속에 물러난 김사니 감독 대행의 사의 수용 등 후속 절차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IBK는 지난 5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2연패에서 벗어나고 3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한 건 안태영 코치였다. 안 코치는 지난달 팀에 합류해 선수단 파악도 완벽히 마치지 못한 상태였지만 김사니 감독 대행이 지난 2일 경기를 끝으로 물러나면서 ‘감독 대행의 대행’이 됐다.

매일경제

지난 2일 사퇴한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 대행. 사진=김영구 기자


김사니 대행 체제는 출발부터 비판을 받았다. 김사니 코치는 지난달 초 주장 조송화와 함께 두 차례나 팀을 무단이탈해 논란을 빚었다. IBK 구단은 놀랍게도 서남원 전 감독을 팀 내 불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질하고 김 코치에게 대행을 맡기는 혁신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김 코치는 무단이탈 사유로 서 감독에게 폭언 피해를 입었다고 당당히 주장했다. 하지만 서 감독이 이를 반박하고 나서자 나중에 진실을 밝히겠다며 입을 닫았다. 여자부 타 구단 감독들은 경기 전후 김 대행과 ‘악수 거부’ 등으로 IBK와 김 대행을 향한 분노를 표시했다. 김 대행은 결국 악화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났다.

문제는 구단의 후속 조치였다. 배구단 사무국은 줄곧 김 대행의 사퇴는 사전에 상의 없이 김 대행이 지난 2일 경기에 앞서 단독으로 발표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구단이 김 대행의 사의를 받아들인 것인지, 신임 감독 선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당장 5일 경기 지휘봉을 누가 잡을 것인지 어느 하나 뚜렷하게 발표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프로팀이라면 현장 사령탑이 물러났을 경우 이에 대한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해 구단 입장과 향후 대응 방안을 공표한다. IBK 배구단은 시간 및 인력 부족을 이유를 들어 이 과정을 생략했다.

지난 4일 오전 ‘MK스포츠’를 통해 안 코치가 감독 대행의 대행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지만 공식 보도자료는커녕 구단 공식 홈페이지, SNS 채널 등을 통한 공지는 없었다. 지난달 23일 흥국생명과의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뜬금없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김사니 대행이 팀을 완전히 떠난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취재진의 확인 요청 전까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없었다. 뒤늦게 “김 대행은 훈련 참가는 물론 출근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주 중으로 계약 해지 및 관련 공식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안태영 코치의 대행 역할 수행 기간에 대해서도 구단 내부에서조차 공유가 되지 않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안 대행은 공식 인터뷰에서 “구단으로부터 적으면 2경기, 많게는 3경기까지 대행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밝혔지만 사무국 관계자는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IBK는 지난달 27일 감성한 부행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하고 구단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업무 처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외려 아마추어 팀보다 못한 행정력으로 팬들의 불신만 커지는 모양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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