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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근로정신대 할머니 고된 삶 담긴 자서전 일본에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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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덕·김성주·김정주 할머니 '빼앗긴 청춘 빼앗긴 인생'

10대 나이에 일본에서 강제노역…전범기업 상대 소송

뉴스1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김정주 할머니의 일어판 자서전 도서 '빼앗긴 청춘 빼앗긴 인생' 표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2021.1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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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10대 어린 나이에 근로정신대로 동원돼 일제 강제노역 피해를 겪은 할머니들의 삶이 담김 자서전이 일본에서 출간됐다.

6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김성주·김정주 할머니의 자서전 '빼앗긴 청춘 빼앗긴 인생'이 최근 일본에서 출간됐다.

피해자 세명의 자서전은 Δ죽기 전에 듣고 싶은 한마디(양금덕) Δ마르지 않는 눈물(김성주·김정주)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월 한국에서 발간됐다.

일어판 자서전은 세 할머니의 사연을 한권으로 묶는 한편 제목과 사진 등 일부 내용을 수정 보완했다.

번역은 한일 문제를 연구해 온 이양수씨가 맡았으며 시민모임과 일본 지원단체가 공동 추진, 협력해 나시노키샤 출판사를 통해 발간됐다.

일제 말기 10대 어린 나이였던 할머니들은 일본인 교장이나 담임 선생의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수 있다"는 꾀임에 속아 일본으로 갔다가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이들은 해방 후 고향에 돌아와서도 "일본에 다녀왔다"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가정불화를 겪는 등 오랫동안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뒤늦게 용기를 낸 할머니들은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를 무릅쓰고 일본정부와 일제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위한 일본 소송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하곤 했다.

이들은 일본 소송에서는 실패했지만 일본정부가 내놓은 후생연금 99엔을 새로운 싸움의 불씨로 삼았다.

이후 할머니들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미쓰비시중공업과 후지코시를 상대로 광주와 서울에서 소송에 나섰다.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소송은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기나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가 했지만 일본정부의 방해로 판결 이행을 둘러싼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후지코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2019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해 현재 대법원의 마지막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양금덕 할머니는 지금까지 장장 29년째 법정투쟁에 매달리고 있다. 자매인 김성주·김정주 할머니 역시 일제로부터의 한을 풀기 위해 투쟁에 나선 지 20여년 안팎이다.

할머니들은 자서전에 일본에 끌려간 경위, 일본 현지에서 겪은 지진과 미군 공습에 대한 공포, 해방 후 겪어야 했던 또 다른 아픔, 그리고 거듭된 좌절을 딛고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고된 인생여정 등을 담담하게 풀었다.

다카하시 마코토 나고야소송지원회 대표는 추천사에서 "이 자서전은 누가 피해 할머니들의 청춘과 삶을 빼앗았는지를 가해국 주민인 우리들에게 예리하게 묻고 있다"고 출간 의미를 밝혔다.

후지코시 소송을 돕고 있는 나카가와 미유키 호쿠리쿠연락회 사무국원은 "한국의 젊은 세대가 역사를 기억하는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는 원래 가해국인 일본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며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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