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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커머스 약점 ‘라방’ 보완한 카카오… 쇼핑공룡 네이버 추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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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립의 라이브커머스 방송 화면. /그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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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라이브커머스(생방송 쇼핑, 일명 ‘라방’) 스타트업 ‘그립’을 인수했다. 이를 발판 삼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1위 네이버 추격에 나선다. 라이브커머스를 시작으로, 현재 네이버엔 있지만 카카오엔 없는 소상공인용 영업수단들을 갖춰나감으로써 네이버에 버금가는 대규모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전략이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그립에 1800억원을 투자, 지분 50% 가까이 인수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립은 2019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다. 네이버처럼 유명 브랜드 사업자는 물론 소상공인도 누구나 입점할 수 있다. 2년 만에 1만7000여곳 판매자가 입점했고 누적 거래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수 후 계획에 대해 “당장은 그립을 카카오 서비스와 독립적으로 운영하지만, 장기적으론 카카오톡 채널(톡채널)과 결합해서 소상공인을 위한 비즈니스 툴(영업수단)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톡채널과 그립이 합쳐지면 소상공인이 톡채널에서 라방까지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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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 웹사이트 홈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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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톡채널을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에 버금가는 ‘수수료 없는 쇼핑 플랫폼’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4500만 카카오톡 이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둘 수 있고 스마트스토어(수수료 1~3.85%)보다 파격적인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입점 소상공인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은 톡채널이 상품 홍보만 가능한 페이지를 제공할 뿐 결제, 배송 등 쇼핑의 필수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카카오는 톡채널의 기능 보완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이 계획의 하나로 그립 인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브커머스가 입점 소상공인을 위해 쇼핑 플랫폼이 갖춰야 할 필수 기능이 됐고 네이버는 일찍이 이를 지원해 소상공인 수를 불려 나가고 있다. 이에 카카오도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쇼핑 라이브’를 모든 소상공인에 개방하고 있다. 출시 1년 만인 지난 6월 누적 거래액 기준으로, 전체 입점 판매자 중 브랜드 사업자를 제외한 소상공인의 이용 비중은 과반인 55%였다. 소상공인 판매를 중심으로 전체 누적 거래액은 지난 6월 2500억원에서 지난 11월 5000억원으로 누적 시청횟수도 같은 기간 3억5000만회에서 7억회로 가파르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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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쇼핑라이브'의 전체 거래액 중 소상공인(SME) 거래액 비중. 지난 6월 기준 절반 이상인 55%까지 늘었다.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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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이름(쇼핑 라이브)으로 출시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 있지만 소상공인을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TV 홈쇼핑처럼 브랜드 사업자 위주로 소수 판매자를 선정해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고 하루 최대 5번만 방송하는 프리미엄 홍보 채널로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누적 시청횟수는 1억5000회로 네이버의 5분의 1 수준이다. 거래액은 외부에 밝히지 않고 있지만 네이버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찾은 대안이 개방형 라이브커머스 그립이다. 카카오는 “쇼핑 라이브와 그립을 지금 그대로 투트랙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그립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경쟁력과 카카오의 확장성, 기술력을 결합해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의 쇼핑 플랫폼 규모는 크게 차이가 난다.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네이버가 업계 1위로 28조원, 카카오는 5조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올해 3분기 기준 네이버엔 국내에서 가장 많은 47만 소상공인이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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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왼쪽)와 카카오(오른쪽)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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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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