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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남아공 “오미크론, 다른 변이보다 경미”…파우치도 “심각해 보이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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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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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치명도나 증상이 비교적 약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물론 아주 초기 단계라서 성급하게 단정하기엔 이르다. 오미크론이 지금까지 감염력이 높았던 델타 변이보다 2배 이상 더 빠르게 퍼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학연구위원회가 오미크론의 핵심 발생지역인 가우텡주의 한 종합병원의 의료진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2일 현재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42명의 환자 가운데 70%는 산소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나머지 중 9명은 코로나19로 인해 폐렴 증상을 보였고, 4명은 코로나19와 무관한 기저질환으로 산소를 보충하는 치료를 받았다.

이 보고서를 쓴 위원회의 파리드 압둘라 에이즈·결핵연구소장은 “이는 예전 유행 때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남아공에서 과거 새로운 변이가 확산할 때는 대부분의 환자가 산소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했다. 보고서의 분석 대상 사례가 모두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인지는 불확실하지만 가우텡주의 최근 확진자의 경우 대부분 오미크론 변이로 추정되고 있다.

이 보고서의 다른 분석 결과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지난달 14~29일 코로나19로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 166명의 확진 후 평균 입원 기간은 2.5일로, 지난 18개월 평균인 8.5일보다 훨씬 짧았다. 같은 기간 사망자도 10명으로 사망률은 6%였다.

다만 이번 분석은 모집단이 크지 않은 데다 상당히 초기 분석이어서 오미크론 변이의 성격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프리카보건연구소장인 빌렘 하네콤도 이날 BBC방송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이 변이는 증상이 가벼운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너무 초기 단계”라고 했다. 남아공의 평균 연령이 28세로 매우 젊은 편이어서 애초에 고위험자가 적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가 너무 빨라서 설령 치명도가 낮더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도 많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런던 위생학·열대의학 대학원의 칼 피어슨 교수는 3일 트위터에 오미크론 변이가 지금까지 가장 전염력이 강했던 델타 변이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파 속도가 훨씬 빠르거나 면역 회피력이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큰 피해 없이 지나간다 해도 아직 팬데믹의 끝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장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이 변이가 많은 관심과 우려를 받는 마지막 변이가 아닐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면서 “이 변이는 최초의 우한 바이러스와 비교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많은, 약 50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양상을 종합하면 조심스럽게 희망은 가져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비록 오미크론에 대해 어떠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도 매우 이르지만, 지금까지 봤을 때는 상당한 수준의 심각성이 있어보이진 않다”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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