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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돌과 유리로 쌓아올린 염원의 탑… 신재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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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그곳을 향하여’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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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유리가 교차돼 탑처럼 쌓인다. 그 속을 조금도 알 수 없는 불투명하고 단단한 대리석 위에, 모든 빛을 통과시키는 투명한 유리가, 다시 그 위에 대리석이, 또 위에 유리가 올라간다. 너무나 다른 두 재료가 유려하고 매끄러운 곡선을 가진 한몸이 돼 있다. 조각가 신재환 작가의 신작들이다.

신 작가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41에서 개인전 ‘그곳을 향하여’를 열고 있다. 신 작가는 한국 현대 석조각의 창시자 전뢰진 조각가로부터 6년간 사사하고, 약 20년 돌 조각을 만들어 온 중견 조각가다. 그런 그가 이번엔 유리공예를 익혀야겠다며 학교로 가 학생이 됐다. 그의 남서울대 유리조형학과 박사학위청구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20년 돌을 만진 조각가의 제2막을 알리는 의미도 있다.

그는 “20년 넘게 석조각을 해오면서 작품의 변화가 절실했던 차에 2017년부터 유리조형을 연구했다”라며 “많은 실험 속에서 돌과 유리를 접목하는 고난도의 작업, 새로운 영역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시도해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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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향하여’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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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리와 돌을 겹겹이 접착하고 원하는 형태로 자르고 깎고 연마하며 완성한다”며 “두가지 이질적인 돌과 유리를 조립하여 추상적 미감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밝은 색과 어두운 색, 투명함과 불투명함 등 상반된 색, 표면을 한 작품에 담아내면서 인간의 이중성과 순수성의 변질 등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윤섭 미술경영연구소대표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쓴 글에서 “상반된 재료가 연출하는 의외의 대비감과 통일감이 새로운 미감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했다. 김 대표는 “신재환의 조각은 하나의 탑을 연상시킨다”며 “인생이 어디서 와서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는가라는 원론적 물음에 답을 구하는 과정이라면, 신재환의 조각은 바로 그 인생 염원의 탑”이라고 설명했다. 7일까지.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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