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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통업계, 온라인 커지는데 다시 오프라인 새판 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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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체험 및 상품으로 고객 발길 유도…오프라인 고객이 객단가 더 높고 배송 거점으로 활용도

이투데이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지난달 신규 오픈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시흥배곧점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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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유통업계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옮아가면서일각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쇠퇴를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자 유통업계는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 변화에 힘을 실으면서 새판을 짜는 모습이다.

6일 홈플러스는 다음 달 중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17개 점포를 리뉴얼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진하는 리뉴얼 점포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 패턴에 발맞춰 판매공간 조정을 통해 식품 중심의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비식품 판매 공간은 과감히 줄이고, 비식품 매장 최적화로 확보된 공간은 휴게공간과 체험공간을 조성해 고객들에게 내어주는 등 더욱 쾌적한 쇼핑을 위해 점포의 전반적인 환경을 개선한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성장세를 띠고 있는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6년 만에 신규 출점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시흥배곧점’을 오픈했다.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사업 강화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본사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익스프레스(Express) 자산운영팀’을 ‘Express 신규점개발팀’으로 명칭을 바꾸고 신규점 개발 업무를 추가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이 홈플러스를 방문할 이유를 지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오프라인 사업 투자를 통해 고객이 선호하는 회사, 지속 가능한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 그리고 어떠한 경쟁에도 이길 수 있는 단단한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도 기존 오프라인 폐점에서 리뉴얼로 전략을 수정하고 업계 1위인 이마트 추격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 해부터 폐점과 희망퇴직을 통해 사업 비중을 축소했으나 그 사이 이마트가 시장 흡수에 나서자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는 잠실점의 이름을 '제타플렉스'로 바꿔 이달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또한 롯데마트는 최근 리빙, 와인 등 전문점 및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육성하고 있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가 될 만한 매력적인 요소를 더해 방문객을 늘려 나가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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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합정프리미엄점 내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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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에서는 GS25가 특화형 매장을 확대하며 업계 1위 탈환에 나선다. 이를 위해 GS25는 지난 달 25일 뉴 콘셉트 플래그십 스토어로 오픈한 합정프리미엄을 시작으로 다양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전개할 예정이다. 합정동 카페 거리에 입점한 GS25 합정프리미엄점은 카페, 주류, 간편 식품 강화형 매장 콘셉트로 꾸며졌다.

GS25는 올해 말까지 플래그십 스토어를 1~2점 추가하는 한편 내년말까지 금융업무 강화형, 주류 강화형 등 10여 점포를 추가로 오픈해 상권 별로 더욱 다양한 고객 니즈에 부합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고객들이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에 갈증을 느끼고 있어 새로운 체험과 상품 등으로 무장하면 소비자들의 발길을 오프라인으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는 온라인 고객보다 오프라인 고객의 매출이 더 높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고객의 경우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전까지는 다른 물품을 충동구매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면서 “이에 비해 오프라인 고객은 상품이 실물로 보이는 만큼 충동구매 성향도 높고 주변에 연관 상품이 있으면 함께 구매하기 때문에 객단가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온라인 배송 속도전이 벌어지면서 주요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삼고 있어 이를 무시하기 힘들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아직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고정적인 수요가 존재하며 최근의 배송 속도전은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면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채널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장과 물류 채널 등 기존 오프라인 인프라를 통해 온라인 사업자와 차별점을 만들어 내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좀 더 기회요인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이투데이/구성헌 기자 (carlov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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