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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산모수첩 보여줘라" 8개월 만삭 임신부 억류한 인천 공영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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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청원 통해 "보내줄 수 없다고 차단기로 차 막아"

공단 측 "직원 해고 요구하고 있으나 절차상 어려워"

JTBC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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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임신부 주차요금 감면 혜택을 받아오던 여성이 주차장 관리인의 부당 행위로 인해 장시간 억류당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인천시설공단에 접수됐습니다.

오늘(6일)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임신부 A씨는 최근 공단이 관리하는 부평구의 한 공영주차장의 관리인 B씨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민원을 접수했습니다.

A씨는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임신부인지 확인이 안 된다며 공영주차장 관리인에게 억류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청원 글에 따르면 A씨는 임산부차량등록증을 차량에 부착해 인천시의 한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때마다 임산부 주차비 감면 혜택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차장 관리인 B씨와 마찰을 빚었습니다.

A씨는 "주차비 정산을 할 때 임신부 차량이라 얘기하고 등록증을 보여주면, (B씨가) 돈 안 내려고 일부러 처음에 들어올 때 얘기를 안 했다고 역정을 내는가 하면, 공짜로 사용하면서 왜 이렇게 오래 있냐 타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B씨가) 차 앞 유리에 버젓이 붙어있는 등록증을 자세히 봐야겠다며 떼어 갔다가 건네줄 땐 바닥에 떨어뜨려 놓고 저더러 주우라고 하거나, 주차할 때마다 주차선에 들어가게 주차했는데도 굳이 선 밖으로 나오게 주차를 다시 하라고 시키기도 하고, 욕설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관할 부서에 민원을 여러 번 넣었고, 한 동안은 B씨가 시비를 안 거는 듯 했다"면서 "그런데 1일 밤 9시쯤 정산하고 나가려는 제게 임산부차량등록증으로는 확인이 안 된다며 신분증과 산모 수첩을 제시하지 않으면 임신부인지 확인이 안 되니 보내줄 수 없다면서 차단기로 차를 가로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임신 8개월차에 접어든 누가 봐도 배가 나온 임신부"라며 "이미 몇 달 동안 임산부차량등록증을 사용했고 여러 번 민원을 넣으며 해당 주차장 관리인이 먼저 알은체할 정도로 제 얼굴과 차도 기억하고 있었다. 임신부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며 저를 못 가게 붙잡는 행동은 이유가 될 수 없다. 명백한 시비로 느껴졌다"고 토로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따졌으나, B씨는 '신분증과 산모 수첩을 확인하는 건 기분에 따라 그때그때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며 차량 차단기를 내리고 A씨를 못 나가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주차비를 내겠다는 A씨에게 B씨는 "주차비를 내라는 게 아니라 임신부인지 확인을 해야 보내주겠다"며 A씨를 계속 붙잡아뒀습니다.

JTBC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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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씨는 경찰을 불렀습니다. A씨는 "억울함과 서러움에 눈물도 나고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경찰관은 제 배를 보더니 '딱 봐도 임신부이신데 지금 몸 상태가 안 좋으시니 진정하고 귀가하라'며 저를 귀가 조치시켰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죄인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억울하고 너무 서럽다"며 "경찰서에 (고소 절차를) 물었더니 직접적으로 신체를 붙들고 억류한 게 아니라 범죄에 해당하는 부분이 없어 고소할 수 없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임신부가 신체적으로 상해를 입고 태아에게 문제가 생겨야만,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느냐"면서 "출산 장려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저출산 국가에 해당하는 대한민국에서 임신부를 적극적으로, 법으로 보호해주실 수는 없느냐"고 촉구했습니다.

공단은 두 사람의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단 관계자는 JTBC와의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직원이 민원인에게 산모수첩을 요구한 뒤 억류를 한 것이 맞다"며 "현재 두 사람이 만나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원인은 현재 직원에 대한 해고를 요구하고 있는데 절차상 다소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며 "합의점을 찾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장연제 기자 , 이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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