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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콜 몰아주기가 생존권 위협"vs"콜 골라받기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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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성준 기자,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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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 개인택시기사 단체들이 플랫폼 택시 불공정 배차 의혹 해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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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기사 단체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불공정 배차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불공정 배차 금지를 위한 법제화를 촉구했다. 반면 한쪽에서는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이어져온 택시들의 '콜 골라잡기'가 사실상 승차거부라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등장은 필연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거리로 나선 개인택시기사들 "T블루 택시에 콜 몰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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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영등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개인택시기사 단체의 집회에 참여한 기사의 차량에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사진=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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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개인택시평의회(이하 서평회) 등 관련 단체들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플랫폼 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해달라"고 했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가까운 거리에 카카오 비가맹택시가 있음에도 먼거리의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준다고 주장했다. 또 가맹택시에는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고 자동배차해 승객을 몰아주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서평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카카오 택시운수종사자 가입자 수는 22만6154명으로 전체 택시기사의 92.8%를 차지한다. 그러나 전국 25만대 택시 가운데 카카오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 택시 비율은 10%(서울 14%) 수준이다.

한 택시기사는 이날 집회에서 "카카오가 과도한 수수료와 거대한 시장 점유로 배를 불리고 있다"며 "전 (배차가 되지않아) 하루 3만원밖에 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들은 불공정 배차 근절과 함께 △카카오 중개 호출 프로멤버쉽 폐지 △플랫폼 운송사업 가맹 중개 사업 제도개선 입법 △택시요금규제 철폐와 자율화 △정부의 택시 감차기금 적립과 확충 △개인택시 대폐차 보조금 실현 등을 요구했다.

서평회와 단체들은 "카카오가맹택시(T블루)에 목적지 표시 없는 자동배차로 콜을 몰아주고 있다"며 "비가맹택시도 근거리 배차를 제도화하라"고 요구했다.

박원섭 서평회 사무국장은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콜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해야할 공정거래위원회가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며 "공정위가 콜 배차 의혹에 대한 결과 발표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빅데이터 기반 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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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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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 측은 '콜 몰아주기' 의혹을 부인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배차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가맹·비가맹을 구분해 차별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들이 단순 직선 거리 기준에서 가까운 택시가 매칭되지 않아 특정 차량에 몰아준다고 오해한다"며 "예상 도착시간이나 기사 배차 수락률, 운행 패턴 등을 고려해 가장 빠르게 승객과 기사가 매칭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 택시 도입 후 배차 대기 시간은 2017년 상반기 평균 19.6초에서 2021년 상반기 평균 8초로 59% 줄었다. 또한 자동결제 이용자 비율은 지난 6월 기준 카카오 택시 전체 이용자의 65%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택시 이용객의 편의가 개선됐다고 했다.


"콜 몰아주기보다 콜 골라잡기가 더 문제...사실상 승차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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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빌리티 업계종사자는 " 콜 골라잡기를 없애고 자동배차 시스템을 도입한 '타다'가 처음 등장한 것도 기존 택시 업계의 승차거부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콜 골라받기'도 사실상 승차거부에 가까운 만큼 새로운 서비스 등장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택시 기사들이 '콜 몰아주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콜 골라받기' 관행부터 없애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급(택시)이 수요(승객)보다 많은 시간대에는 택시기사들 입장에서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주는 관행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심야시간대에 승객들에게는 '콜 골라잡기'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평소 출퇴근에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는 한모씨(27)는 "집에서 직장까지 일명 '똥콜'이라 출발지 목적지가 뜨면 기사들이 콜을 잡지 않는다"며 "블루를 이용하면 돈을 더 내지만 그만큼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직장인 임기혁씨(29)는 "카카오가 택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시민들은 카카오T 어플에서 택시가 잡히지 않으면 옴짝달싹 못한다"면서도 "카카오의 '콜'제도나 배차 서비스는 기존 콜택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편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기본도 갖추지 않고 운영을 한 택시들이 많았다"며 "택시 업계의 요구는 '집단 이기주의'로 보여진다"고 했다. ㅈ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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