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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부자되고 싶다” 경제·경영서적이 교보문고 첫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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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단행본 판매점유율, 소설·아동·인문 제쳐

‘주린이 질문 Top 77′ 올해 전체 판매량 2위

경제·경영 분야 도서가 올해 교보문고 단행본 판매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경제·경영 분야의 책이 단행본 판매 점유율(이하 부수 기준) 1위를 한 것은 1980년 교보문고 개점 이래 4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교보문고가 6일 발표한 ‘2021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결산 및 발표’에 따르면, 경제·경영 분야 판매 점유율은 8.5%. 이 분야 지난해 판매 점유율은 7.5%로 아동(8.3%), 인문(7.8%)에 이어 3위였다. ‘벼락거지’가 될 수 없다며 ‘빚투’를 해서라도 ‘경제적 자유’를 얻겠다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중·고등 학습서를 제외한 단행본 분야에서는 인문, 소설, 아동서 등이 판매 점유율 1위를 해왔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6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한 상반기 히트작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은 전체 도서 판매량 2위에 올랐다. 가상화폐 도서는 전년 대비 판매가 6배 이상 늘었다. ‘서른살, 비트코인으로 퇴사합니다’는 가상화폐 투자서 중 판매 1위를 했다. 교보문고는 “재테크 도서 구매 독자는 30대가 36%, 40대가 27%, 20대가 16.5%였다”면서 “3040 독자가 부자를 꿈꾸며 재테크 도서를 섭렵한 결과”라고 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젊은 세대가 자기계발서 읽고 근로소득을 늘려 집 사고 자산 증식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며 “그래서 재테크서를 사는 연령대가 더 낮아졌고, 재테크서 열풍은 당분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는 이미예의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1′이 차지했다. 이 책은 앞서 예스24의 올해 결산에서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주인공이 꿈을 파는 백화점에 취직해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판타지 소설이다. 이 책은 1권과 2권을 합쳐 100만부 이상 판매됐다. 시간을 되돌려 자신의 인생을 바꿔본다는 설정의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3위를 차지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두 소설은 청년층이 많이 구매했는데 지금 내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로 가고 싶다는 열망이 반영됐다”며 “부자의 꿈을 꾸며 재테크서를 사는 것과 꿈꾸는 세계를 보여주는 두 소설을 구매하는 동인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 유행 2년 차에 접어든 올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로 도서 판매량은 늘었다. 교보문고는 6.3%, 예스24는 6.6% 판매 부수가 늘었다. 작년 대비 올해 판매 권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도서 분야는 만화였다. 만화 판매 신장률은 교보문고 56.0%, 예스24 36.9%로 나타났다. 극장 애니메이션이 개봉됐고 넷플릭스 방영 등으로 화제를 모은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종합 34위)이 판매를 견인했다.

이 밖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의 시간’이 교보문고 4위(예스24 2위), 에릭 와이너의 인문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가 5위에 올랐다. 능력주의를 비판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조망한 ‘2030 축의 전환’, 정유정 소설 ‘완전한 행복’ 등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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