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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오미크론 감염자 급속 확산… “우세종 될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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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12명 늘어… 하루 새 두배

인천發 확산… 안산 중학생 감염

진천 70대도 비수도권 첫 확진

델타보다 전파속도 훨씬 빨라

위중증 환자 엿새연속 700명대

세계일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325명 발생한 6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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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 속도가 빨라 우세종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12명이 새로 추가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입국한 2명이 해외유입 사례로 확인됐다. 지역감염이 10명 늘었다. 누적 감염자는 24명으로, 해외유입 6명 국내 발생 18명이다.

이들을 포함한 역학적 관련자는 모두 34명으로 전날보다 8명이 추가됐다.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40대 부부인 1·2번 환자와 이들의 접촉자인 4번 환자를 중심으로 추가 감염자가 잇따르고 있다. 34명 중 11명이 교회 교인이며, 교인의 가족·지인, 식당 접촉자 등으로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 확인 지역도 인천 외 서울, 경기 안산, 충북 진천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방대본이 밀접접촉자, 검사 대상자 등으로 관리하는 대상자만 1300명이 넘는 상황이다. 밀접접촉자 규모가 600여명, 확진자가 이용한 비행기 3편 탑승객 약 400명, 확진자가 참석한 예배와 같은 시간에 교회에 있었던 369명 등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밀접접촉자에서 아직 잠복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급속한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델타 변이의 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5∼9(확진자 1명이 5∼9명 감염 전파) 정도인데, 이보다 속도가 빠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남아공 상황을 볼 때 이미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전환됐고, 유럽연합과 미국에서도 앞으로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러한 판단은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오미크론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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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이 크게 부족한 가운데 6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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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0시 기준 4325명이다. 주말 효과로 하루 만에 4000명대로 낮아진 것이지만, 일요일 발생(월요일 발표) 기준 최다 수치다. 사망자는 41명이 새로 발생했고, 위중증 환자(727명)는 엿새 연속 700명대를 이어갔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4%,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사람은 1012명으로 집계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연말까지 오미크론 대응에 모든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오미크론에 대해 “아직 실체가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전파력이 눈에 띄게 높은 것만은 분명하다”며 “지역사회 내 추가 확산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미접종자 차별’ 논란이 불거진 방역패스 확대 적용 방침에 대해선 “부당한 차별이 아니다.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모두 함께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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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델타보다 덜 위험한 듯”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위험하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라 ‘델타 변이보다 덜 위험해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오미크론은 팬데믹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여전하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남아공 의학연구위원회가 최근 펴낸 보고서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남아공 가우텡주의 한 종합병원에 있는 코로나19 환자 42명 중 70%는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다. 산소 치료를 받은 13명 중에서도 4명은 코로나19와 무관한 기저질환으로 산소 보충 치료를 받았다. 가우텡주는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된 곳이다.

파리드 압둘라 의학연구위 에이즈·결핵연구소장은 “이는 과거 유행 때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초기 유행이나 다른 변이 확산 때는 병원에 오는 환자 대부분이 산소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29일 이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6명의 평균 입원 기간은 2.5일로 직전 18개월간 평균치인 8.5일을 크게 밑돌았다.

앤서니 파우치(사진)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CNN 방송에서 “델타 변이보다는 (오미크론이) 덜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 건강 관련 재단인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패러 이사는 가디언 기고문에서 “지금은 백신이 (오미크론의 중증 위험도를) 낮춰준다고 낙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무력화할 수 있는 변종이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며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백신 미접종 상태로 남아 있게 되면 오미크론은 팬데믹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오미크론에 특화한 백신 승인을 최대한 간소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50개주 가운데 3분의 1에서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나온 미국은 2개월 만에 다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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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전염병, 코로나보다 더 치명적일 것”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공동 개발자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으며, 미래의 바이러스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AZ 코로나19 백신의 공동 개발자 사라 길버트(사진) 옥스퍼드대 백신학 교수는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바이러스가 우리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며 “다음 바이러스는 더 전염성이 있거나 치명적이거나 둘 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길버트 교수는 코로나19와 싸우는 과정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을 잃어서는 안 되며, 바이러스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일을 겪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서도 바이러스 대유행 대비를 위한 자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전쟁 방어를 위해 군대나 외교에 투자하는 것처럼, 전염병을 막기 위해 사람·연구·백신 제조사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버트 교수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전염성을 강화하는 돌연변이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역할을 하는데, 오미크론에는 전염성을 강화하는 돌연변이가 섞여 있어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쉽게 감염된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백신이나 감염으로 인체에 만들어진 항체가 오미크론 예방에는 덜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오미크론이 중증질환이나 사망 위험이 더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진경·이동수·윤지로·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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