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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6주간 가둬놓고 무조건 부스터샷… 군인이 노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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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측 “휴가 자제 권고… 소통 부족으로 오해”

조선일보

한 장병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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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군 장병 사이에서 부스터샷(3차 접종) 기간 동안 휴가를 전면 통제한 부대 측 조치가 부당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자신을 육군 6사단(청성부대) 포병여단 예하대대 복무자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6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저희 사단은 3차 백신 접종 기간에 휴가가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하는데, 대대에서 12월 7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의 휴가를 전면 통제시켰다”며 “정말 긴급하고 위독한 상황에서의 청원 휴가와 전역 전 휴가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신 접종 희망 여부도 관계가 없다. 맞기 싫은 사람도 통제시켰다”며 “백신 희망 여부 역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이면 동의하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맞는다고 보고가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 10일 전 민간인 접촉을 하면 안 되고 접종 후 이틀간 경과를 봐야 하니 그동안을 통제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전체를 통제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가둬놓고 백신을 맞추는 게 인권을 존중한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고 그저 노예가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또 “저희 대대는 얼마 전 사격훈련 준비로 인해 휴가를 통제시켰다. 물론 이것 역시 사유가 있으면 휴가가 가능하긴 했지만, 휴가만 바라보고 열심히 훈련 준비해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끝나자마자 통제되니 미칠 노릇”이라며 “1월 21일 휴가가 풀리면 2월에는 혹한기 훈련 준비로 몇 주 전부터 휴가가 통제될 게 뻔하다. 그럼 1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장병들은 휴가를 거의 가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 며칠 사이 지침이 하루에 세 번씩 바뀌고 통제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그 끝이 결국엔 전면 통제라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전군이 같은 상황도 아니고 부대마다 지침이 다른 것도 화가 난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6사단 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부대는 장병들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3차 백신 접종 전후 기간 휴가 자제를 권고했다”며 “해당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해 ‘휴가 통제’ ‘동의 없는 백신 접종’ 등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말이 안 된다” “장병 육성이 아니라 노예 육성이냐” “답 없이 무조건 통제만 하는 건 옳지 않다” 등의 댓글을 달아 공감했다. 반면 “국내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조치다” “방역을 위한 것인데 통제당했다고 말하는 건 과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이 “고작 두 달로 징징댈 필요 없다”는 댓글을 쓰자 “이런 비난 때문에 군대가 발전이 없다” “추운데 고생하는 군인들을 생각하라”는 반박 글이 달리며 충돌하기도 했다.

부스터샷에 따른 휴가 통제 관련 제보는 지난 5일에도 있었다. 해병대 모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제보자는 “위드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에서는 3차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휴가를 나갈 수 없다고 통제시킨 상태”라며 “그런데 3차 접종 조건이 2차 접종 후 4~5개월 지난 상태여야 한다. 아직 신병이고 신병 휴가도 못 나간 사람들은 적어도 내년 3~4월에야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훈련 기간도 아닌데 휴가를 통제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부대 측은 입장을 내고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휴가를 통제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접종을 희망하는 인원에 한해 3차 접종 기간 동안 원활한 접종을 위해 휴가를 잠시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전달과정에서 약간의 오해를 부른 것 같다”며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잘 설명하겠다”고 알렸다.

한편 국방부는 6일 오전 10시 기준 군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253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19명은 모두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이상 지난 뒤 감염된 ‘돌파감염’ 사례였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오는 13일, 늦어도 20일부터 장병 대상 부스터샷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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