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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국가주의 김종인·자유주의 김병준, 벌써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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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종인 "시장이 해결 못하는 최소한의 간섭은 정부가 해야"
김병준 "경제주체가 국가 권력에 자유롭도록 제도 설계해야"
뉴시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1.12.07.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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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국가주의자 김종인 위원장과 자유주의자 김병준 위원장이 시장 자유주의를 놓고 간접 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최근 '시장 자유주의'에 대해 "경제에 대해 큰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며 연거푸 비난했다. 사실상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향한 비난이라는 해석이 7일 정치계에서는 나온다.

김종인 "시장이 해결 못하는 문제는 정부가" vs 김병준 "경제주체들이 자유로워야"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국가가 시장의 질서를 '바르게'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방임적인 시장 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양극화' '일자리 쏠림' 현상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보 당시 내놨던 '경제 민주화'라는 1호 공약은 이같은 김 총괄선대위원장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지난해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의 타고난 본성인 탐욕이 커지면 사회가 깨진다"며 "시장경제 효율을 최대한 존중하되, 시장이 해결 못하는 최소한의 간섭은 정부가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김병준 상임위원장의 경제적 노선은 확실한 '시장 자유주의'다. 경제 주체들은 국가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활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준 위원장은 작년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와의 대담에서 '시장경제의 원칙'이 국민의힘 내부에 공고하게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 주체들이 언제 한번 정부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이 있느냐"며 "평등권을 말하기 전에 각 경제 주체들이 국가 권력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도록 제도 설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특히 기업인을 상대로 한 '배임·횡령죄'에 대해 "우리나라 법은 손실의 위험만 초래해도 회사 경영자에게 '배임·횡령죄'를 적용하게 돼 있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가들이 검사실 앞에 줄을 서는 것이 그 때문이고 너도 나도 검사 사위를 보고자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의 경제 정책적 갈등은 결국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종인 "경제에 상식 없는 사람들이 자유주의자 행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시장 자유주의의 논리에 이틀 연속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병준 위원장은 자유주의자, 김종인 위원장은 국가주의자로 경제관이 상충되지 않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게 경제학에서 구분하는 방법인데 김병준 위원장이 무슨"이라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경제에 대해 큰 상식이 없는 사람들은 경제에 대해 쉽게 얘기할 때 시장경제를 내세워 마치 자유주의자처럼 행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지금 코로나 사태에 국가가 개입해야지 누가 해결할 건가. 그걸 생각하면 국가주의자고 자유주의자고 그런 구분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6일 TV조선에 출연해 '윤 후보가 자유주의 경제학에 심취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을 받자 "그런 얘기는 좀 나이브(naive·순진해 빠진)한 생각"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아무리 자유주의에 심취했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이 자유주의 경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신봉하는 자유주의땜에 놔두겠다? 그렇게 무책임한 얘기를 할 수 있나"라고 했다.

우선 몸 낮춘 김병준 "김종인, 날 저격한 게 아냐"


김병준 위원장은 우선 몸을 숙인 모습이다.

그는 6일 KBS 라디오에서 김 총괄선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맥락을 보면) 아주 고전적 자유주의자 이야기"라며 "제 이야기가 아니고 보통 자유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렇다는 말이다. 저는 해당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유주의'와 관련해 "자유주의라는 건 1.0버전이 있다면 지금은 4.0버전 쯤 되는데, 거기에는 경제민주화까지도 포괄하는 그런 내용의 자유주의"라고 설명했다.

선대위 출범식에서 두 사람이 냉랭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서로 각자 인사를 나누느라 그랬지 대기실에서 대화를 했다"고 반박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또 '김 총괄위원장이 저격을 했다'는 분석에 "저격하면 맞겠다"며 매끄럽게 논란설을 지나쳤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해결일 뿐 김병준 위원장의 최근 메시지에는 여전히 국가주의에 대한 경고가 담겼다.

그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국가주의와 대중영합주의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파국, 파산, 파멸"이라고 주장한 데에 이어 이날 오전 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국가주의와 포퓰리즘의 결합이 국가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라며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를 향한 발언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국가주의'를 향한 비판이다.

경제 정책 방향을 둘러싼 2김(金) 위원장의 갈등은 결국 예고된 수순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하는 것 역시 윤석열 후보의 몫이다. 다만 정치신인인 윤 후보로서도 이들 가운데서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두 사람(김종인, 김병준)이 파열음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또 다시 갈등성이 불거지기 전에 윤 후보가 나서야 한다. 만약 두 위원장의 갈등설이 불거진다면 윤 후보는 또 다시 행정 경험, 원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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