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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오수 "공수처 수사에 입장 표명 조심스러워…사필귀정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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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무거운 마음"이라면서도 구체적 입장 안내 검찰 내부 실망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대구수성구 범어동 대구검찰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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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 수사 관련 검찰 내부 반발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공수처가 특정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표적수사' 하고 있으니 검찰 수장으로서 입장을 밝혀달라는 내부 구성원의 호소에 사실상 침묵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7일 오전 대검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연 뒤 검찰 내부게시판에 자신의 입장을 공지했다.

앞서 5일 수원지검 수사팀은 입장문을 통해 "대검 감찰부가 이성윤 공소장 유출 논란 관련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해 무고한 검사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시해 달라"고 김 총장에게 요청했다. 이후 검찰 내부에선 김 총장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날 회의에서도 현안으로 논의됐다.

김 총장은 메시지 수위를 놓고 고심했으나 결국 "다른 국가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진행 중인 수사와 현행 규정상 자율성이 부여된 대검 감찰 조사에 입장을 밝히는 것은 수사와 감찰에 관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히는데 그쳤다.

대신 김 총장은 "전 수원지검 수사팀이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언론에 보도된 상황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공수처의) 대검 압수수색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여러 의견을 적절한 방법으로 관련 기관에 이미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사필귀정으로 귀결될 것이니 우리 검찰 구성원들은 적법절차 준수 및 인권보호에 더욱 신경을 쓰고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김 총장의 메시지에 검찰 내부는 실망스러운 분위기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장으로서 나서주지 않고 공수처 수사를 받는 수사팀 검사들이 알아서 하라는 뜻 아니냐"고 했다.

김 총장은 수사팀이 요구한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수사팀은 공소장 유출자가 누구인지 진상조사한 결과를 밝히지 않는 대검 감찰부에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할 예정이다.

대검 감찰부는 앞서 5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지시에 따라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나 7개월째 결과를 내놓고 있지 않다. 감찰부가 검찰 내부망에 접속해 '이성윤 공소장'을 검색한 검사들을 추렸는데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는 없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수사팀은 공소장 유출 의심을 받지 않는 자신들을 향한 공수처의 강제수사가 타당하지 않으며 표적수사라고 반발했다.

검찰 안팎에선 공소장을 열람한 검사 중 친여 성향 검찰 간부가 여럿 있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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