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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오미크론 번지는데…10명 중 4명은 '감염 경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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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인천=뉴스1) 임세영 기자 =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감염 환자가 12명 증가해 누적 3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목사 부부와 접촉한 우즈베키스탄 국적 30대 남성 가족과 지인 등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지역사회에서 'N차감염(연쇄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1.1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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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10명 중 4명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단계에서 이 비중은 30%에 못미쳤지만 이제 40% 수준이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방역당국의 역학조사가 이를 따라잡기 힘든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까지 현실화되면 감염 길목을 차단하기 더 어려워져 유행 확산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 간 전체 확진자 중 39.2%의 감염경로가 확인이 안된 채 '조사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시점이던 11월 7일부터 11월 13일 사이 29.7%였지만 11월 14~27일 36.3%로 뛰었고 이어 40%에 육박하게 됐다.

감염경로 조사 중 확진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감염 경로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이 비중이 확대될 수록 확진 전 밀접 접촉 범위를 추정하지 못하는 이른바 '깜깜이 감염'도 늘어난다. 결국 지역사회에서 추가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밀접 접촉자를 선별해 검진할 기회를 잃게 되고, 그만큼 확진자 수가 더 불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반면 지역 집단발생 비중은 이 기간 11.5%에서 7.3%로 떨어졌고 병원 및 요양병원 발생 비중 역시 9.3%에서 4.3%로 내려갔다. 지역 집단발생과 병원 발생은 감염 위치 특정이 가능해 전파경로를 차단하기가 그만큼 용이하다. 감염경로 조사중 비중이 올라가는 동시에 전파경로 특정이 쉬운 감염 비중은 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확진자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능력 범위를 넘어설 만큼 급증하며 이 같은 깜깜이 감염 비중이 늘고 있다. 역학조사 인력 우려는 대통령 발언에도 반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청와대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철저한 역학조사를 위해 지원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 전폭적 역학조사 지원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오미크론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이 같은 깜깜이 감염 확대와 겹쳤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 환자는 12명 늘어 누적 36명이다. 새로 추가된 12명의 감염 경로는 국내감염 9명, 해외유입 3명이다.

전일까지 발생한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와 의심자들 중 대다수는 인천 미추홀구 소재의 한 교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날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며 서울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다. 이들은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인 목사 부부가 다니는 인천시 미추홀구 소재 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까지 지역사회로 번지면 역학조사가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전파력을 갖출 때까지 불어나는데 걸린 시간은 1~2일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월 이후 순식간에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 변이 역학조사 관련, "역학조사가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역학조사와 방역요원은 숙련된 기술, 감염병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빠른 확충도 어렵다"며 "보건소에 담당 인력 증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노출 가능성이 있는 분들을 다수 검사해서 선제적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우선 감염을 차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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