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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비니좌' 노재승 "정규직 제로? 난 여태 정규직만 고용했다" [스팟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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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비니좌’(모자의 일종인 ‘비니’,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뜻의 ‘본좌’ 합성조어)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4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 연설을 하는 장면. 유튜브 캡처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부동층 비율이 높고 표 쏠림 성향이 강한 2030세대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30세대 공략을 위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놓은 카드는 청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이다. 외부에서 영입된 4명의 공동위원장 중 2명이 30대 청년이며, 여기엔 일명 ‘비니좌(모자 일종인 ‘비니’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유행어인 ‘본좌’의 합성어)’로 불린 청년 사업가 노재승 블랙워터포트 대표(37)도 포함됐다. 노 위원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비니를 쓰고 유세차에 올라가 오세훈 후보 지지 연설을 했는데, 이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비니좌라는 별칭이 붙었다.

6일 선대위 합류가 결정되자 노 위원장은 과거 SNS에 올렸던 글 때문에 여당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영상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는 문구를 쓰거나, “이승만과 박정희는 구원자”, “난 정규직 폐지론자” 등의 글을 써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노 위원장은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당의 선대위원장이 된 지금의 시점에서는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과거의 개인 SNS의 글을 이렇게까지 악의적으로 받아쓰는 행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Q :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상황을 ‘대한민국 성역화’라고 칭한 게 맞나.

A : 아니다. 5·18 민주화운동 때 평범한 광주 시민들이 겪었던 억울한 피해와 희생, 그리고 유가족들의 슬픔은 감히 제가 공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픈 상처일 거다. 더불어민주당이 5·18의 정신을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으로 얼룩지게 하고 민주화 운동에 대해 의견조차 내지 못하도록 포괄적으로 막아버리는 행태를 비판한 것뿐이다.

Q : ‘정규직 제로’ 세상을 상상한다고 했다.

A : 문재인 정권이 ‘정규직 지상주의’를 부르짖다가 고용 시장이 경직됐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작은 회사지만 실제로 고용을 하면서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해보고 싶을 때마다 정규직을 채용하기엔 재정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휴학생이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 얽매이기 싫은 프리랜서 등 분명 비정규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애써 채용했지만,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도 해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복잡한 감정과 고민을 바탕으로 쓴 글이었다. 참고로 내가 여태 고용한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이었다. 인턴 기간도 없었다.

Q :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구원자’라고 표현했다.

A : 모든 지도자에겐 공과 과가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게 한 공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우리나라가 북한에 비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국민의 노력과 더불어 지도자의 리더십이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그 부분을 높이 사 개인적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Q : 어떤 경위로 선대위에 합류했나

A : 지난 1일 확정됐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땐 의아했다. 나는 정치권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일반 시민이고, 지난번에 연설한 것도 정말 우연이었다. 나는 말을 ‘예쁘게’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과거 직장 생활을 할 때 윗분들로부터 ‘예의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쟤 누가 데려왔어’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다고 했더니, 윤 후보 측에선 오히려 ‘그런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Q : 어떤 정책을 제안하고 싶나

A : 윤 후보의 청년 정책 틀은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윤 후보뿐 아니라 정치권 전반이 청년 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윤 후보는 최근 10여년간 고위직에 계셨기 때문에 2030세대와 접촉할 일이 없었을 거다. 이런 분들이 우리 세대를 이해한다고 해도 그건 오해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부모세대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책 등 자세한 일은 실무자분들이 하실 테고, 청년이 정말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려드리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Q : 2030세대의 주된 관심사는 뭐라고 보나

A : 먹고 사는 문제다. 윤 후보가 서울대에서 청년들을 만나면서 ‘청년 세대를 어떻게 규정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불안’이라고 답한 일이 있다. 공감한다. 지금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고 마땅한 아르바이트조차 잘 없으니 뭐 먹고 살지 불안하다. 그 와중에 코인으로 잘 됐다는 지인, 취업해서 잘 사는 친구들을 보면 희망을 잃을 수 있다. 지금은 정상이 아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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