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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아프리카 적도기니에 해군기지 짓겠다는 中…미국도 막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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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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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참석자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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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앙아프리카 소국 적도기니에 첫 해외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이를 막으려고 다급히 적도기니 정부 설득에 나섰지만 중국이 적도기니를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들인 비용과 시간을 뛰어 넘기는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보당국 기밀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중국이 적도기니의 항구도시 바타에 중국 군함과 항공모함 등이 기착할 해군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도기니 바타에는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중국이 이미 건설해 놓은 상업항구가 있으며, 인접국인 가봉 등 중앙아프리카 내륙으로 통하는 고속도로도 건설돼 있다.

바타는 대서양을 접한 곳으로 미국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주가 대각선으로 바로 보이는 전략적 요충지다. WSJ는 "중국 군이 수도 워싱턴의 반대편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만들 경우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미국 정보당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만군 지원과 중국 해군의 인도양 진출 문제 등으로 맞붙어온 미·중이 또 한번 군사적 긴장 상태에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스티븐 타운센드 미군 아프리카사령관은 지난 4월 상원에 출석해 "중국이 미국에 가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 중 하나가 아프리카 대륙의 대서양 연안 지역에 해군기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을 포착한 지난 10월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적도기니로 보내 테오도르 오비앙 응게마 대통령에게 중국의 요청을 거부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매체들은 "중국 움직임을 포함한 적도기니 내 특정 조치가 미국 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경고했다"고 했다.

현재 미국은 친중 행보를 보여온 적도기니를 우군으로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외교적·경제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지난 3월 바타 인근 적도기니 군기지에서 탄약폭발 사고가 일어나 100여 명이 사망했을 때 즉시 지원했고, 미국이 주도한 기니만 해상훈련에 적도기니 해군을 참여시켰다.

그러나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7년 이상 적도기니를 포함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 영향력을 거둬내기 위한 외교전이었다. 적도기니 경찰의 훈련과 무장도 지원했고, 다양한 사회인프라 건설을 제공해 적도기니를 일대일로 정책에 포섭해온 것이다.

2000년 첫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연 이후 중국이 지난 20년간 아프리카 곳곳에 투자한 금액만 무려 1480억 달러(167조 원)에 달한다.

10월 파이너 부보좌관이 방문하자 시 주석이 직접 응게마 대통령과 전화통화까지 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적도기니는 가장 중요한 전력 파트너라는 내용의 성명도 발표했다.

WSJ는 "중국이 먼저 들어간 적도기니에서 중국해군기지 건설을 뒤엎으려는 미국의 시도가 실질적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며 "적도기니에 대한 외교적 지원이 단기가 아닌 장기적인 형태로 제공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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