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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스터 갤럭시' 대신 'TV맨'이 사령탑…삼성폰, 9년만에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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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부문 폐지 이후 9년 만에 다시 만난 IM·CE

'냉혹한 현실'에 모바일·가전 통합 통한 시너지에 집중

뉴스1

삼성전자가 모바일·가전 사업부문을 9년 만에 다시 통합한다.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삼성전자가 모바일·가전 사업부문을 9년 만에 다시 통합한다.

삼성전자는 7일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기존에 Δ모바일(IM) Δ가전(CE) Δ반도체(DS) 3개로 나뉘어 있던 3대 부문체제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과 가전과 모바일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세트'(SET)부문 2개로 통합하기로 했다.

지난 2012년 완제품 사업을 총괄했던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부문 폐지 이후 9년 만에 다시 가전과 모바일 사업을 세트부문으로 합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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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부문은 지난 2012년 신종균 전 부회장이 IM부문장을 맡은 이후 대대로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무선사업부장을 거친 '정통 무선맨'이 수장을 맡아왔다. 2015.8.13/뉴스1 © News1 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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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DS→IM·CE·DS→SET·DS'…가전·모바일 다시 묶은 삼성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IM담당을 IM부문으로 격상시킨 것은 당시 무선사업의 단일 매출이 100조원을 넘어서고 '갤럭시' 브랜드가 세계 1위 자리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선사업부를 급변하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동력이 높은 독립 부문으로 두는 방향으로 개편한 것이다.

이후 IM부문은 '미스터 갤력시'로 불리는 신종균 전 부회장이 2012년 IM부문장을 맡은 이후 대대로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무선사업부장을 거친 '정통 무선맨'이 수장을 맡아왔다. 신 전 부회장 다음으로 지난 2017년 IM부문장으로 취임한 고동진 사장 역시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무선사업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IM부문을 이끌고 있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 역시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거쳤다.

그러나 세트 부문의 수장 자리에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TV개발 전문가 출신인 한종희 삼성전자 신임 대표이사(부회장)이 선임되면서 무선사업부의 이같은 공식이 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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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1월 열린 언팩 행사에서 스마트폰과 자동차, 가전제품을 연결해 갤럭시 생태계가 확대된 모습을 소개했다. © 뉴스1


◇경계 흐려진 IM·CE…비스포크처럼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노리나

이처럼 삼성전자가 다시 IM과 CE부문을 통합한 것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가전과 모바일 간의 경계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에도 삼성전자는 꾸준히 인공지능(AI)과 IoT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CE와 IM의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의 다양한 IoT기기들을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하는 스마트싱스 플랫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1(SDC21)에서도 AI 빅스비와 스마트싱스간 연계를 강화한 '빅스비 홈'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두 부문이 개별 전략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보다는, 두 부문의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가전 부문의 '시그니처' 브랜드인 '비스포크'(BESPOKE)를 모바일 사업 쪽에 이식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삼성전자 IM사업부문은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3'의 비스포크 에디션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스마트폰 유통 방식의 변화도 이번 재통합의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휴대폰이 이동통신3사 대리점을 통해 판매됐지만 2014년 시행된 단통법 이후, 자급제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도 가전사업과 마찬가지로 자체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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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지난 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입지 등을 매듭 지었다. 2021.11.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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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위기의식, 결국 9년 만의 사업구조 개편이라는 '파격'으로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11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는 심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같은 '위기 의식'이 단순한 부문간 협력강화 차원이 아닌, 9년만의 사업구조 개편이라는 파격 변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로 SET부문장으로 취임한 한종희 신임 부회장은 IM과 CE 사업 전체를 리딩하는 수장으로서 사업부간 시너지 극대화 및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IM과 CE부문의 SET부문 통합에 대해 "통합 리더십 체제를 출범해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고객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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