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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파격의 삼성] 50대 ‘투톱 대표 체제’로...젊어진 삼성, ‘냉혹한 현실’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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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경계현, 조직문화 유연화 등 뉴삼성 주도할 듯

삼성SDI·전기 등 계열사 수장도 새 얼굴로 전격 교체

삼성전자의 이번 사장단 인사는 파격 그 자체다. 삼성전자의 3개 부문장이자 대표이사인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한꺼번에 교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글로벌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감이 이번 인사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부회장은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고,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새 대표이사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을 DS부문장으로 앉혀 ‘투톱 체제’를 구축, ‘세대 교체’를 꾀했다. 지난달 말 5년 만에 인사제도를 개편한 데 이어 또 한번 혁신을 택한 이 부회장이 ‘뉴삼성’에 가속도를 붙여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아주경제

중동으로 떠나는 이재용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위해 6일 오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12.6 ondol@yna.co.kr/2021-12-06 22:06:07/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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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 향한 혁신...50대 투톱 대표 체제로

이번 인사의 특징은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기조 아래 ‘미래 준비’를 위한 과감한 혁신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10년간 유지해왔던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 3개 부문 체제를 급격한 기술융합 흐름에 맞춰 DS와 세트(CE·IM)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세트부문장을 맡은 한종희(59) 부회장과 DS부문장을 맡은 경계현(58) 사장을 선임함에 따라, 기존 60대 3인 대표 체제가 50대 투톱 체제로 한층 젊어지게 됐다. 이들 두 사람은 가전과 반도체 사업뿐만 아니라 인사, 유연한 조직 문화 등 그룹 전반에서 뉴삼성을 향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점도 눈에 띈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이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에 버금가는 '컨트롤타워' 조직을 신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미전실을 복원하는 데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정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를 중심으로 뉴삼성으로 도약하기 위한 세부적인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지원TF는 전략과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관계사의 공통 이슈를 협의, 시너지 및 미래 사업 발굴 역할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승진은 사업지원TF 역할 중 특히 미래사업 발굴을 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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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전기 새 대표에 최윤호·장덕현 사장···디스플레이 최주선 유임

삼성전자가 새 투톱 대표 체제를 갖춘 가운데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계열사 수장도 모두 새로 선임됐다. 사업·기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전면 배치, ‘글로벌 삼성’을 향한 시너지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SDI는 대표이사를 맡아온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로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을 내정했다. 전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공을 감안해 승진하고 향후 이사회 의장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사업지원TF 담당임원, 전사 경영지원실장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배터리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 경험과 재무 전문가인 최 사장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삼성전기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장덕현 삼성전자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경 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 SOC개발실장, 센서사업팀장 등을 역임한 반도체 개발 전문가다. 장 사장의 취임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비롯한 주요 제품에 있어 기술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톱 부품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한편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에 오른 최주선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했다. 올해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한 삼성의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상용화 등을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의 초격차를 꾀할 방침이다.

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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