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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대표 3인 바꾸고 가전·휴대폰 다시 통합… 삼성전자 '10년 만의 파격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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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
3인 대표이사 모두 교체, 반도체·세트 체제로
이재용 '뉴삼성' 기치, 파격인사로 구현
한국일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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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7일 기존 대표이사 3명을 모두 물갈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10년간 유지했던 △반도체(DS) △가전(CE) △스마트폰(IM) 사업부별 '삼각편대' 체제도 △반도체 △세트(CE·IM 통합)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새로운 삼성(뉴 삼성)'을 기치로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던 이재용 부회장이 먼저 내부 쇄신 카드부터 꺼내든 것이다.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에 연쇄적 변화 바람이 불어닥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4년 만에 대표이사 모두 교체


삼성전자는 이날 회장 1명, 부회장 2명, 사장 3명을 승진시키고, 위촉업무 변경 3명 등을 포함해 총 9명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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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왼쪽)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SET(통합) 부문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 부문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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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로 2017년 10월부터 4년간 3대 사업 부문을 이끌어 온 김기남 부회장(DS), 김현석 사장(CE), 고동진 사장(IM) 등 3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물러난다.

후임 DS 부문장에 경계현(58)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TV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한종희(59)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세트 부문(CE+IM)을 총괄한다. 기존 삼각경영 체제가 '투톱 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새 부문장들은 기존 60대 부문장에 견줘 나이도 젊어졌다.

반도체 부문을 이끈 김기남 부회장은 이번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회장으로 승진해 종합기술원을 이끌며 미래 기술개발과 후진 양성 역할을 맡게 됐다. 반도체 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공로 등을 인정받은 덕이다. 기존 김현석·고동진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과거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조직을 만들지 않겠느냔 관측이 나왔지만 이번 인사엔 포함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정현호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미래사업 발굴 등 TF 조직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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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0년 만의 조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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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가석방 상황인 데다 취업제한 논란이 있는 만큼 당분간 부회장 직함으로 그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냉혹한 현실" 진단 이재용… 파격인사로 응답


이번 사장단 인사는 2017년 11월(14명) 이후 가장 큰 폭이다. 2018년 이후 '조직 안정'에 방점이 찍혔던 사장단 인사는 이번에도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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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UAE(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으로 출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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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재용 부회장의 엄중한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최근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말한 바 있다. 뉴 삼성 도약을 위해서는 쇄신과 파격 인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연공 서열을 파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투톱 체제 삼성전자, 어떻게 변하나


삼각편대 조직을 10년 만에 다시 2개 부문으로 재편한 것도 큰 변화다. 삼각편대 의 최대 장점은 사업부별 부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성이었는데, 삼성전자는 다시 한번 미래를 위한 도전을 선택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세트 부문을 총괄하는 한 부회장이 전사 차원의 신사업과 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삼성전자 TV 사업의 15년 연속 세계 1위 달성 기록을 이끈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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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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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과 CE 부문은 한 부회장이, DS 부문은 경 사장이 총괄하는 '투톱 체제'가 사업뿐만 아니라 인사, 유연한 조직 문화 등 전반에서 뉴 삼성으로 변화를 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내부에서 나온다.

후속 임원인사도 주목… 40대 CEO 나올 듯


삼성전자는 이번 주 중 후속 임원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앞서 연공서열 타파를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을 한 만큼 임원인사 역시 대규모 세대교체가 전망된다. 재계에선 30대 임원이 많이 늘고 40대 CEO도 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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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 삼성S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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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 사장도 교체됐다. 삼성전기는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반도체 전문가인 장덕현 삼성전자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삼성SDI는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전자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입사 이후 경영관리그룹, 해외관리그룹, 경영지원팀, 미래전략실 전략1팀, 사업지원TF 등을 두루 거친 '재무통', '전략통'으로 꼽힌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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