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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 이선빈, '안소희'에 담은 진심과 열정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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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빈은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안소희 역을 맡아 다채로운 면모로 극을 이끌었다.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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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도시여자들'로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 입증

[더팩트|박지윤 기자] "망가지는 게 제일 쉬웠어요".

이 말을 한 이선빈에게선 한 치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도도하고 시크한줄로만 알았던 그는 망가질 줄 알았고, 웃길 줄 알았다. 그야말로 배우 이선빈의 재발견이었다.

이선빈은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에서 예능 작가 안소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소희는 술을 먹으면 앞뒤 안 보고 달려들지만, 일할 때만큼은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드러내며 세컨 작가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안소희를 만나 모든 걸 내려놓은 이선빈이다. 술만 마시면 풀리는 눈부터 숙취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출근 룩, 그리고 쫄쫄이를 입고 각종 물건으로 맥주병을 따기까지. 여배우라면 피하고 싶은 설정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저는 이미지를 내려놓는 게 너무 쉬웠어요. 평소에도 웃긴 사진을 직접 SNS에 올리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제 엽사(엽기 사진)밖에 없을 정도예요. 그렇기 때문에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즐기면서 했죠."

작품은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이야기로,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서른 살 여자들의 삶을 빌려 몸과 마음을 녹여줄 위로를 전했다. 이선빈 정은지 한선화의 '케미'와 함께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혹은 공감할만한 소재를 내세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많은 분이 저희에게 '웃게 해 줘서 고맙다'고 하시는데 오히려 저희가 더 감사해요. 어려운 시기에 웃음을 드릴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죠. 시간이 오래 지난 것도 아닌데 촬영 장면을 보면 추억에 젖더라고요. 그만큼 그립고, 저 또한 시청자가 돼서 함께 보고 싶은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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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빈은 "자연스러운 욕과 브랜드를 가리지 않는 게 OTT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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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도시여자들'은 국내 OTT 티빙 오리지널 작품이다. 1회당 약 30분가량의 짧고 빠른 호흡과 '19세' 딱지를 붙이고 펼친 자유로운 대사 등은 OTT만의 강점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에 작품은 각종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났고, 중반부를 넘어서부터 티빙 일일 가입 기여 최고를 기록하면서 티빙의 효자 콘텐츠가 됐다.

"대본이 재밌으니까 '사람들이 공감하고 웃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OTT 오리지널이 처음이었고, 시청률 등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가 없잖아요. OTT의 흥행 기준을 모르니까 잘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이거 진짜 웃기겠다. 짤이 돌아다니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스럽게 욕을 할 수 있고, 브랜드를 가리지 않는 게 OTT의 장점이더라고요. 사실 사람이 진짜 화가 나면 욕부터 하잖아요. 이런 부분이 거침없이 나갈 수 있으니까 더 편했고 그만큼 현실적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그렇게 이선빈은 안소희를 통해 차진 연기력을 보여줬다. 친구인 한지연(한선화 분)에게 흑심을 품은 박회장(박영규 분)에게 거침없이 상욕을 내뱉는가 하면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큰 슬픔에 잠기며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드는 등 극과 극의 감정으로 다채로운 얼굴을 선사했다.

"박영규 선생님을 처음 뵙는 자리에서 숟가락을 얼굴에 들이밀면서 욕을 하는 게 부담스러웠죠. 그 장면에서 욕만 1분이 넘어요. 대사가 너무 기니까 한 글자만 틀려도 뒤가 무너지더라고요. 그런데 암기는 물론 박자감과 표정, 사투리까지 다 신경 써야 되니까 너무 어려웠죠. 그 장면만 2주 반을 연습했어요."

"장례식장에서만 3일 내내 촬영했어요. 삼일장을 치르는 기분이었죠. 한 회동안 장례식장만 나오고, 그다음 화 중반까지도 소희의 슬픔이 이어지잖아요. '보는 분들이 질리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죠. 그런데 그때그때 감정이나 눈물이 다르게 표현되더라고요. 그 장면을 준비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장례식이라는 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이고, 누군가는 그런 상황을 현재 앞두고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모든 게 다 깨질 것 같았어요. 3일 동안 너무 몰입하다 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진짜로 몸에 힘이 빠진 상태로 연기를 해서 도움이 됐어요. 주변에서도 많이 배려해주셨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지구(정은지 분)나 지연이가 아닌 은지언니랑 선화언니로 보일 정도로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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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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