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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지도 반출 포기한 구글...5년 만에 최신 '한국 지도'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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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12월 초 최신 국내 지도 데이터 반영...5년 만에 업데이트

지도 반출 거부 후 업데이트 중단...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후 관련 사업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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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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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도 데이터 반출 거부로 시작된 구글의 태업이 약 5년 만에 끝났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구글 지도를 글로벌 버전과 동일한 최신 버전으로 몰래 업데이트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길들인 첫 번째 사례로 남게 될 전망이다.

8일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12월 초 국내 구글 지도 서비스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2016년 11월 이후 약 5년 동안 죽은 서비스나 다름없던 구글 지도가 비로소 쓸 만한 서비스로 바뀌었다.

과거 구글 지도는 2017년 이후 지형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2018년 완공된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재건축 이전인 가락 시영 1~2차 아파트로 표기됐다.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도 표기되지 않았다. 때문에 전 세계 이용자들은 지리 정보가 제대로 표기되지 않는 국내 구글 지도를 사용하며 많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관련 기사: [단독] 헬리오시티도 없고... 3년 전에서 시간 멈춘 '구글 지도'

이번 업데이트로 구글은 구글 지도에 2021년 하반기 국내 지리 정보를 추가하고, 구형 비트맵(2D 이미지) 구조를 글로벌 버전과 동일한 벡터맵(3D 그래픽) 구조로 교체했다. 그동안 표기되지 않았던 우이신설선 등 대규모 토목·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표기되고, 일정 배율 이상 확대하면 흐려지던 지도도 선명하고 정확하게 보인다. 새로 표시되는 교통 시설의 이용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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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된 구글 지도. 헬리오시티, 우이경전철 등 2017년 이후 세워진 건물과 교통 수단이 제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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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그동안 지도 서비스를 제대로 업데이트하지 않은 이유로는 지난 2016년 11월 한국 정부가 국내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걸 거부한 것이 꼽힌다. 구글은 구글 지도의 정확성을 높이고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2016년 6월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5000대1 축척의 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에 저장할 수 있게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현행법상 축척 2만5000대1 이하의 비정밀 지도만 해외로 반출할 수 있고, 이보다 정교한 지도 데이터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반출할 수 있다. 당시 정부는 구글 지도로 인해 국내 주요 군사기지가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있어 구글이 구글 위성 지도에 표시된 국내 군사기지를 지우면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구글이 위성 지도와 일반 지도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정부의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은 최종 불허됐고, 구글 지도는 5년 넘게 방치됐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구글이 경기도 안양 평촌에서 국내 데이터센터(GCP 서울 리전) 운영을 시작함에 따라 구글 지도를 최신 버전으로 바꿀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행법은 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만 불허할 뿐 국내 데이터센터에 저장하는 것을 따로 규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도 "국내 구글 지도는 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불허하는 현행법에 맞게 서비스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화된 구글 지도와 달리 실제 길거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구글 스트리트뷰는 아직 과거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지속해서 국내 거리를 촬영하고 있는 만큼 구글 스트리트뷰의 정상화도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관련 기사: [단독] 6년 전 멈춘줄 알았던 ‘구글 스트리트뷰’… 재촬영해 업그레이드

전문가들은 구글이 구글 지도를 기습적으로 정상화한 것을 두고 국내 위치 광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국내 위치 광고 사업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양분하고 있지만 유튜브, 플레이스토어 등 킬러 서비스와 연동하면 구글 지도의 지분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국내 구글 지도는 5년 만에 업데이트를 한 여파로 믿고 이용하기에는 아직 불안정하다. 1~2주 간격을 두고 최신 정보가 반영되는 네이버·카카오 지도와 달리 구글 지도는 1~2달 전 정보가 표시된다. 또 노란색으로 강조 표시되어야 하는 주요 간선도로도 일부만 표시되는 문제가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최상의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해서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구글 지도 업데이트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전했다.

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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