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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지역 화폐도 민간 업자에게 특혜 의혹, 대장동 닮은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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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역 화폐 농성 현장 방문한 이재명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지역화폐·골목상권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2021.11.15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2021-11-15 17:20:26/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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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2019년 1월 지역 화폐(지역사랑상품권) 운영을 대행하는 민간 업체 ‘코나아이’와 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결제 수수료뿐 아니라 이자와 낙전(落錢) 수익까지 갖도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협약 당사자는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와 코나아이 대표였다. 다른 지자체는 지역 화폐를 발행하며 발생하는 이자와 오랜 기간 쓰지 않고 남은 돈인 낙전 수익을 해당 지자체가 갖도록 하고 있다. 대장동 사업에서 화천대유가 천문학적 수익을 챙길 수 있도록 특혜 구조를 설계한 것과 유사하다.

이 협약에 따라 코나아이는 올해 지역 화폐 관리 이자 수익 11억여 원을 가져갔다. 5년이 경과하면 생기는 낙전 수익은 2년 후부터 수백억 원씩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경기도는 운영 수수료 대신 이자·낙전 수익을 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나아이는 지역 화폐 사용액의 1.1%인 결제 수수료만으로도 이미 300억원 넘는 수입을 챙겼다. 여기에 추가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18년 133억원 적자였던 코나아이는 작년 206억 흑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경기도는 지난달 중순 이자·낙전 수입을 경기도가 갖도록 협약 내용을 바꿨다.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에 따른 조치였다고 했지만 법 시행은 내년 4월이다. 대장동 비리 의혹이 지역 화폐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고 급하게 규정을 바꾼 것 아닌가.

코나아이가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의 지역 화폐 운영 대행사로 선정된 과정도 의문이다. 코나아이는 당시 NH농협과 신한은행 등을 제치고 심사 당일 바로 대행사로 선정됐다. 대장동에서도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이 산업은행 컨소시엄 등을 밀어내고 심사 당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다. 코나아이 상임이사인 신모씨는 2015년 이벤트 업체를 설립해 3년간 성남시 용역 25건을 잇따라 수주했던 인물이다. 마술사 출신으로 2016년 이 후보의 광화문 단식 때 옆에 있었고, 2017년 성남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되기도 했다. 코나아이의 간부 출신은 작년 지역 화폐를 홍보하는 공공 기관인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로 임명됐다.

대장동 사업도 이 후보 선거운동을 도왔던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 유동규씨가 주도했다. 화천대유와 가까운 정모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기획팀장으로 특채됐다. 대장동과 백현동, 지역 화폐 사업 모두 왜 이리 닮은 꼴이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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