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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사우디, 미에 패트리엇 미사일 추가 공급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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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군인이 2019년 6월 21일(현지시간) 알 하리즈의 군 기지에 예멘 후티족 반군이 사우디로 발사한 발사체와 드론을 전시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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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달러짜리 하늘 나는 잔디깎이 잡기 위해 100만달러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족 반군간 전투 상황이다.

후티족이 사우디를 겨냥해 쏘는 1만달러짜리 싸구려 미사일·무장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100만달러짜리 패트리엇 미사일로 대응하는 사우디가 점점 힘에 부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전략변화에 사우디 고립무원
미국과 석유 증산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사우디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등 중동과 아랍 지역 비중을 축소하는 가운데 심각한 방산무기 부족을 겪고 있다.

WSJ은 미국과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후티족의 드론·미사일 공격에 대항한 방어 수단이 거의 동이나 미국과 걸프만 동맹국들, 그리고 유럽에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수개월에 걸쳐 후티반군은 사우디를 향해 1주일에 탄도미사일, 드론 등을 통해 10차례 넘게 공격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금까지는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통해 이를 훌륭히 막아왔지만 이제 미사일이 거의 고갈된 상태여서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사우디는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 중심을 중동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사우디 주둔 미군 방어에 활용했던 무기들을 대거 재배치하고, 사우디 안보는 사우디에 맡기면서 심각한 안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미, 인권문제 등으로 사우디와 대립
미국이 사우디의 패트리엇 미사일 주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중동·아랍지역, 특히 사우디에 대한 방위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려 하는지 그 의지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의 인권문제, 사우디가 주도한 예멘 전쟁, 2018년 10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등을 놓고 사우디와 껄끄러운 상태다.

양국간 이상 기류는 지난 9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갑작스런 사우디 방문 취소 결정에서도 드러났다. 오스틴 장관은 뒤에 기자들에게 자신이 방문을 취소한 것이 아니라 사우디 측에서 일정문제로 초청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스틴은 지난달 걸프지역을 방문했지만 사우디는 패싱했다.

사우디, 여전히 핵심 지역
미 관리들은 그렇지만 사우디와 인권문제로 껄끄럽기는 하지만 사우디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킬 의무는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금처럼 유가가 뛰는 상황에서는 국익과도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2019년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이 사우디 석유생산을 일시 중단시키고,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폭등했던 점을 감안할 때 사우디의 중요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지금까지 후티반군의 공격에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 90%를 공중에서 요격했다.

사우디, 예산 거덜날 판
그러나 패트리엇 방어 시스템이 답이 되기는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일부에서 "1만달러짜리 하늘을 나는 잔디깎이"라고 부르는 작고, 단순하면서 저렴한 후티반군의 드론을 1기에 100만달러에 이르는 패트리엇 미사일로 대응 하다가는 예산이 거덜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단기적으로 뾰족한 방법이 없다.

미국은 사우디와 갈등이 아니더라도 달리 묘수가 없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아직 드론 공격에 대응한 정규 프로그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우디에 드론대항 기술을 전수할 능력도 없다.

당분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사우디가 1만달러짜리 비행 잔디깎이에 대항해 100만달러 패트리엇 미사일로 대응하는 것 외에는 대응수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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