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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LG '2인자' vs 삼성 '투톱' vs SK '오너家?'...위상 높아진 K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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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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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사장) 내정자 /사진=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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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업을 하는 주요 대기업의 경영진 인사가 막바지다. 핵심 경영진이 배치되거나 경영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미래 성장산업으로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다시한번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현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사장급 이상 임원인사를 7일 실시했다. 전 부회장이 삼성SDI 전반을 총괄하고 최 사장 내정자가 세계시장 공략과 재무 등을 책임지는 투톱 체계다.

삼성SDI에서 부회장 직급 경영인이 탄생한 것은 창사 51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순택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삼성SDI 사장으로 재직하다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에 임명되며 부회장으로 승진한 전례는 있지만, 내부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 삼성SDI 내부도 고무된 표정이다.

최 사장은 1987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에 입사한 이래 주로 글로벌 무대서 역량을 쌓았다. 재무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국제회계그룹·구주총괄·경영관리그룹·해외관리그룹 등을 거친 뒤 2004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룹경영을 총괄하던 미래전략실에도 몸담았으며, 미래전략실 해체 후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사업지원TF·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로 삼성SDI 최고경영진 무게감이 사장급 단독 체제였던 올해보다 한층 높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삼성SDI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 계열사 중 부회장급 인사를 보유한 유일한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과 재무능력을 겸비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전면에 나서면서 투톱체계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SDI는 "전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ESG경영 강화와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양성에 매진하게 될 것"이라면서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인 최 사장이 다양한 사업경험과 재무전문가로서 사업운영 역량도 갖추고 있어, 삼성SDI의 글로벌사업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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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오른쪽)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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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LG에너지솔루션도 그룹 내 2인자로 손꼽혔던 권영수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해 사장급 대표 체제로 유지돼왔다. 권 부회장이 CEO로 선임되면서 위상이 배가됐다는 평을 얻었다. 권 부회장은 취임 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품질책임자(CQO) 직책을 신설하는 등 사업역량 강화와 배터리 품질 강화에 주안점을 둔 개편을 단행했다.

SK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경영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그룹 안팎에서 거론된다. 현실화될 경우 오너 경영인이 직접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되는 셈이어서 SK온의 그룹내 위상 역시 함께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SK 배터리사업을 초기부터 챙겨왔으며, 취업제한 기간에도 수시로 배터리사업 현안을 챙겨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SK온이 미국·유럽·중국 등 3대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주 활동에 나서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최 수석부회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SK온은 SK그룹에서 유일하게 내년도 임원인사가 발표되지 않은 계열사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해 지난 10월 출범한 까닭에 즉각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형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회사들과의 합작사(JV) 및 대형 프로젝트가 전사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담당 임직원 인사가 늦춰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배터리사업이 '포스트 반도체'라 일컬어질 정도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면서 "그간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 온 주요 배터리 회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했거나 속속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각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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