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대출·금리' 매서워지는 규제한파…격해지는 집값 양극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핵심요약
대출 의존도 높은 수요층 구매하는 15억 이하 집, 강력한 규제에 꽁꽁
대출없이 구매해야하는 15억 이상 집, 관련 규제 영향 상대적으로 적어
"다 떨어져도 덜 떨어지고 떨어져도 한참 뒤에"…"강남 등 신고가 이어질듯"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종민 기자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강북권과 외곽지역에서는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등 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행 부동산 관련 규제가 이어지는 한 이런 양극화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위 20% 아파트, 하위 20% 9.3배…강남은 상승, 강북은 약보합


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한형 기자부동산 시장이 집값 상승 피로감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잰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과 가격대별 양극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가 9.3로 집계됐다. 5분위 배율은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를 5개 그룹으로 나눈 뒤 상위 20%의 평균가격(11억6743만원)을 하위 20% 평균가격(1억2575만원)으로 나눈 값인데, 지난달 기준 고가 아파트 매매가격이 저가 아파트의 9.3배라는 의미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월 기준 가장 높은 배율이다.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84㎡(전용면적)는 종전 신고가보다 3억원 높은 45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강남구 삼성동 중앙하이츠빌리지(152㎡)도 3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84㎡)는 지난 8월 신고가보다 5천만원 내린 10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금천구 벽산1단지(114㎡)는 지난 10월 신고가(7억3800만원)를 찍었지만 보름뒤 1억3800만원이 빠진 6억원에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봐도 11월 다섯째주(29일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은 평균 0.10% 오르며 오름폭이 줄었지만, 강남(0.15%)·서초(0.17%)·송파구(0.17%) 등 강남권의 집값 상승률은 서울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강북구는 1년 6개월 만에 보합 전환하며 상승을 멈췄고 관악구는 0.01% 오르는데 그쳐 사실상 보합으로 평가됐다. 금천구(0.04%), 동대문구(0.04%), 광진구(0.03%)도 서울 전체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한달 동안 거래된 아파트 가격을 직전 1개월 전 가격과 비교해보면 강북구와 구로구, 노원구, 중구 등의 순으로 하락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며 "서울 전체로는 아직 (직전 실거래가와 비교해) 고가 거래가 저가 거래보다 많은 편이지만 분위기가 관망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강북 "대출 조이고 매수세 뚝"…강남 "현금 구매자들에게 규제 영향 無"


노컷뉴스

스마트이미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시장에서는 이런 양극화의 주요 배경을 대출 규제로 꼽는다.

15억 이하 중저가 단지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요층을 위주로 거래가 되어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수요가 얼어붙어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대출이 금지된 15억 초과 단지는 애초에 자금 조달이 가능한 수요층이 거래하는 만큼 대출 규제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것.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에서 대출을 조인 뒤 문의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직전 신고가에서 조정된 매물을 포함해 매물 소화가 거의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 서초구 역삼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출을 받아서 살 수 있는 집들이 아니고 갭투자(전세를 끼고 차액을 지불해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를 하기에도 10억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현금을 들고 와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직전 신고가 수준으로 내놓은 매물을 사겠다고 해도 답을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집주인들이 고자세"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매수자들이 대출을 받아서 접근하는 중저가 아파트는 (대출을 조이면)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조정되면서 상승폭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반면 이전부터 대출이 되지 않아서 현금부자들만 매수할 수 있었던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대출규제나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규제 계속된다면 초양극화 초세분화도 계속"


전문가들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이 이어진다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팀장은 "현재는 충분한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아 집값의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약보합으로 흐르는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향후 시장이 약보합 또는 하락 및 안정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다고 해도 초양극화, 초세분화 현상은 훨씬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팀장은 "(매수자들이 선호지역 고가아파트는) 향후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다른 아파트들보다 덜 떨어지고, 하락 추세 진입 시점도 다른 아파트들보다 훨씬 느릴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신고가라도 매수하는 것"이라며 "강남 신축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는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