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1 (일)

아이돌 금기 깬 정은지, '술도녀'로 다시 맞은 전성기[SS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거침없는 욕설은 물론 술, 담배까지 아이돌 금기 사항을 깨부순 정은지(28)가 연기자로서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그룹 에이핑크 멤버이자 배우 정은지가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에서 ‘강지구’로 파격 연기 변신을 펼쳤다. ‘술도녀’는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 술을 소재로 서른 무렵에 접어든 세 여자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공감과 감동을 자아냈다.

‘술도녀’는 티빙 유료 가입자 수 증폭에 기여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방영 5주간 티빙 전체 신규 유료 가입자 수의 23%가 ‘술도녀’로 유입됐다. 인기에 힘입어 일찌감치 시즌2도 확정지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IST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정은지는 “사람을 얻었다. 저희끼리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소회했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로 정은지는 ‘술’을 꼽았다. 정은지는 “술이 진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술에 진심이지 않나. 행복할 때 슬플 때 찾는 게 술이라 다들 공감을 많이 해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정은지는 극 중 과거의 상처로 인해 교사직을 그만두고 종이접기 유튜버가 된 강지구 역을 맡았다. 안소희(이선빈 분), 한지연(한선화 분)과 절친이기도 하다. 술만 취하면 개집에서 잠을 자는 술버릇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하고, 과거 여고 교사 시절 가슴아픈 서사는 눈물샘을 자극했다.
스포츠서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술을 마신 후 촬영했다는 정은지는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마시고 촬영했다. 드라마 속 흥이나 분위기는 진짜 술을 마시지 않으면 나오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주량에 대해 묻자 그는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네 병 정도 된다. 그 정도로 많이 마시고 촬영하진 않았다”며 “한선화, 이선빈 모두 술을 잘 못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는 스타일이라 저도 비슷해지려고 볼터치를 많이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지구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정은지는 “지구가 왜 이렇게 무뚝뚝하고 사람을 경계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필요했다. 대본을 읽으면서 왜 그랬을까 물음표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했다. 혼자만의 답을 찾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캐릭터 구축에 있어서 참고한 건 다름 아닌 본인이었다. 그는 “실제 정은지 자체가 도움이 됐다. 사회성이 결여되거나 어두운 면은 닮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놀거나 술 마시는 모습을 연기할 때 ‘나는 어떻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2012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응칠)’에서 주인공 성시원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정은지에게 ‘술도녀’는 연기 갈증이 났던 찰나에 들어온 작품이다. 안방극장 복귀는 ‘언터처블’ 이후 3년만이기도 하다. 정은지는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다. ‘응칠’ 이후 많은 부담이 따랐다. ‘내가 뭘 잘 할 수 있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술도녀’를 보고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대중에게 에이핑크 정은지는 웃으며 노래하는 인상을 갖고 있는데 무표정인 지구로 보여지면 어떨까 궁금했다”고 이야기했다.

누구보다 ‘응칠’ 신원호 PD가 칭찬했을 때 큰 힘이 됐다. 정은지는 “감독님께서 밤늦게 약주를 하시고 전화를 하셔서 ‘은지야 너무 재밌어. 배꼽잡고 웃었다. 아껴보고 있다’고 하시더라. 기분이 이상했다. 많은 분들께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존경하는 분께 인정을 받으니 감정이 벅차오르더라. 그래도 내가 진짜 열심히 잘 살았나보다 생각도 들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입소문을 타며 시작된 드라마 인기는 각종 SNS에서 짤을 양산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아이돌 출신인 정은지, 한선화의 거침없는 살벌한 ‘욕배틀신’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드라마는 못봤어도 욕배틀신은 봤다는 이들이 수두룩할 정도다. “팬들이 놀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지구랑 정은지를 분리해서 봐주시는 거 같아 감사했다. ‘응칠’로 많이 면역이 되었나보다.(웃음) 광장에서 소리지르면서 싸우는게 흔치 않은데 희열감이 있었다.”

술과 욕은 아이돌에게 금기되는 소재다. 담배를 피우는 지구는 현역 아이돌인 정은지에게 파격적인 도전이었다. 이에 대해 정은지는 “개인적으로 큰 부담은 없었는데 데뷔를 에이핑크로 하다보니 손에 흡연 장면들이 생소했나보다. 부모님께서 놀라실까봐 미리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동생이 전화가 와서 그 장면을 보시고 식사를 멈추셨다고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어느덧 에이핑크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정은지는 남은 연말은 에이핑크 멤버로 돌아가 팬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정은지는 “연말에 팬미팅이 있는데 상상만으로도 좋다. 요즘 에이핑크 멤버들을 자주 보고 있는데 컴백에 대한 의논도 계속 하고 있다”며 “한해 마무리를 패들과 얼굴 보고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 날 거 같다. 아마 눈물바다가 되지 않을까, 마스크 여러 개 챙겨가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IST엔터테인먼트, 티빙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