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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저무는 위험자산 시대]헝다·오미크론發 안전자산 선호…미 연준 ‘금리 인상’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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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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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돈의 흐름이 ‘고위험 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역무브 현상이 발생한 데는,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대외적으론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과 오미크론발 변동성 확대가 맞물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키웠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까지 끌어 올려 이러한 흐름을 촉진했다. 향후 분위기를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으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이 지목된다.

◇오미크론발 변동성 ‘위험 자산’ 이탈 가속화

최근 미국에서는 국채 가격이 상승(국채 금리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기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343%로 10거래일간 0.2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확산세에 대한 우려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쏘아 올린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위험자산으로부터 발을 빼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경기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상황에서 최대 관심사는 오미크론의 ’독성 수준‘이다. 일단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주 뒤쯤 오미크론 관련 연구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투자자들은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덜 위험하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 단정 지을 순 없다.

여기에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그룹인 헝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도 힘을 보탰다. 이미 지난 3일 심야공시를 통해 2억6000만 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보증 이행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선언해 자금 여력이 없다고 두 손을 든 상태다.

국내에서는 기준금리 상승 이후, 시중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앞다퉈 올리며 안전자산으로 대거 돈을 이동시켰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기존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0.4%포인트까지 확대한 상태다.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마지막으로 금리 상향에 나선 NH농협은행의 경우 일반정기예금 등 거치식 예금 기본금리를 0.25%~0.3%포인트 인상했다.

대출 문턱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도 ’역머니무브‘ 분위기 조성에 일조했다. 이후 원활한 투자 자금 확보도 불가능해진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단 안전한 금고행을 택하며 관망세를 형성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향후 분수령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

향후 분위기를 가를 최대 분수령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시점이 빨라지면 대표적 위험자산인 증시, 가상화페 등에는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연준은 단계별 ‘긴축 전환’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내년 6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완료, 7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예상 시나리오가 한 단계씩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내년 3월께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6월, 9월, 12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중 1~2회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은 역시 내년에도 단계적 금리 인상 플랜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에 당분간 자산 이동 흐름은 이어질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점점 더 오르면서 은행 예금의 이점은 증가하고, 반대로 증시, 가상화폐 위험성은 커지는 흐름이 조성되면서 역머니무브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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