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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삼성 사장단 인사] JY와 동급 ‘부회장 승진’ 한종희·정현호·전영현 3人3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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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

지난 11월 미국 출장 귀국길에서 밝힌 이재용 부회장의 엄중한 위기의식이 7일 삼성전자 사장단의 ‘파격 인사’로 구체화됐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김기남(DS부문·63)·고동진(IM부문·60)·김현석(CE·60)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을 모두 교체했다는 점이다.

​대표이사 3인이 모두 물러나는 대신 지난 10년간 유지해왔던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 3개 부문 체제를 급격한 기술융합 흐름에 맞춰 DS와 세트(CE·IM 병합)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가전사업과 모바일 사업부를 ‘세트(SET)’ 사업으로 통합하고, 반도체의 부품사업과 더불어 조직을 이원화한 것이다. 각 사업 부문장도 기존 3인에서 2인 체제로 바뀌었다.

‘뉴삼성’을 기치로 내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중되는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기조 아래 과감한 인사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에서 2명의 부회장, 삼성SDI에서 1명의 부회장이 각각 탄생하는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우선 한종희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세트(SET) 부문장 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또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사장이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SDI 전영현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오너인 이 부회장과 동급이 된 이들은 각각의 영역에서 수훈을 올리며 승진에 성공, 향후 각자의 영역에서 기량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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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 ‘겸임에 겸임’...책임 막중해져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기존 CE부문과 IM부문을 하나로 통합했다.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다. 최근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폰과 TV·가전 간 연동이 강화되고 갤럭시Z 플립3에 가전 디자인 체계인 ‘비스포크’를 도입했다. 세트부문 신설은 이처럼 삼성전자 완제품 사업인 CE와 IM 부문 간 이뤄지는 기술 융합에 더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세트부문을 책임지는 초대 수장이 바로 한종희 부회장이다. 기존에 맡았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도 유지하는 만큼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 출신으로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이끌며 삼성전자의 TV 사업이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올해 16년 연속 1위 수성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그에 대해 “부회장 승진과 함께 세트 사업 전체를 이끄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전사 차원의 신사업과 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로 세트 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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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실 출신 정현호 부회장, 미래 사업 준비 착착

이번 인사에서는 이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챙겨온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장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초 재계 일각에선 삼성이 현재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 태스크포스(TF)를 하나로 묶어 ‘통합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2월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며 그룹 해체를 선언한 삼성이 과거 미전실과 같은 조직을 다시 복원하는 데 부담이 컸던 것으로 읽힌다.

대신 미전실 출신 정 사장으로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그의 승진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한 한 부회장보다 2년 빠른 2015년 그가 먼저 사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사업지원TF가 특히 삼성의 미래 사업을 발굴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지원TF는 전략,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 협의, 시너지 및 미래사업 발굴 등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근 ‘뉴삼성’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오랜 기간 그를 보좌해온 정 부회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미래 로드맵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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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배터리 시장 개척 공로 인정

삼성SDI도 이날 전영현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대신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한 최윤호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전 부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배터리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공을 감안해 승진했다. 실제로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4398억원, 영업이익 3735억원 등을 기록,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26억원(1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61억원(39.7%) 증가했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 성장과 이익 확대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끈 전 부회장은 향후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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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중 유일한 1950년대생인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은 이번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다만 그는 회장으로 승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이끌며 미래 기술개발과 후진 양성 역할을 맡는다. 반도체 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공로 등을 인정받은 덕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최첨단 기술혁신의 인큐베이터’로,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첨단 소프트웨어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회장 승진은 2017년 권오현 상임고문 이후 4년 만이다. 김 신임 회장의 승진으로 지난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후 1년째 비어있던 삼성전자 회장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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