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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野 갈등 봉합·김종인 합류에 비상 걸린 與… “이낙연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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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봉합 끝낸 野 시너지에 촉각 곤두

“李, 대선 승리 위해 나서 줘야” 목소리

정세균 “원팀 만드는데 도움” 지원사격

김종인, 선대위 회의서 “피해의식 안돼”

최우선 국가 과제로 '저출산' 문제 꼽아

김병준 질문엔 “그런 사람 신경 안쓴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12월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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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의 ‘극한 갈등’을 봉합한 데 이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합류라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해내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비상이 걸렸다. 여야에서 공히 ‘책략가’로 인정받는 김 위원장의 야권 합류로 긴장감이 높아진 민주당 내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속히 잠행을 끝내고 힘을 보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외견상 윤 후보와 결별 수순을 밟는 듯 보이던 김 위원장이 야당 선대위를 총괄하는 사령탑에 오르자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정치 초보’인 윤 후보가 당내 샅바 싸움을 내심 고집스럽게 이어가길 바랐는데, 막판에 본인 뜻을 굽히고 김 위원장을 받아들인 데 대한 아쉬움이 감지된다. 아울러 30대인 이 대표와의 화해로 이뤄진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삼각 공조가 향후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손자인 김 위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가 여러 정객과 교류하는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보며 정치 감각을 체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과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두루 거쳤으며, 여야에서 어려울 때 부르는 ‘구원 투수’ 역할을 도맡았다. 직업이 ‘위원장’이란 말이 돌 정도다. 30대인 이 대표는 청년세대, 특히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이라 예상된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4일 “권력을 놓고 또는 이해관계를 놓고 다투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수습될 것이라 예측했다”며 애써 표정 관리를 했지만, 노정객의 야권행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선 “결코 우리한테 유리한 일이 아니다”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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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전북 전주 한옥마을 종로회관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찬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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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여권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대승적으로 나서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후보에 비해 경험이 풍부하고 중도층 소구력과 안정감을 두루 갖춘 이 전 대표가 이 후보를 받쳐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달 전남·광주지역 순회 일정 때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와 회동을 가졌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시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이 전 대표의 고향인 영광에서 만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이 전 대표 ‘등판론’은 지난 3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전북 전주에서 이 후보의 만찬 회동 요청에 응한 것을 계기로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는 “원팀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말씀이 있으면 인색하게 굴지 않고 아낌없이 말씀드릴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원팀 기조를 어렵게 잡아놓은 상태에서 이 전 대표 측에 등판을 요구하는 것이 자칫 또 다른 분란의 계기가 될 것을 우려해 속만 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큰 실수만 안 하면 정권 교체 확신”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후보를 비롯해 선대위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고 끝에 국민의힘 선대위에 ‘원톱’으로 합류한 김 위원장은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첫 회의에서 “대선까지 90여일이 남아 있는데, 이번 선거는 정권을 교체해야겠다는 국민적 열망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를 운용하는 주체가 일사불란하게 잡음 없이 진행해야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의 경험을 언급하며 “우리가 후보를 중심으로 자신감이 충만해야 한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 ‘혹시나’ 하는 생각은 절대로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향배가 아직 식지 않고 있다”며 정책개발 부서에 “(이) 민심을 우리가 어떻게 굳혀서 내년 선거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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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대표, 김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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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위원장은 ‘더좋은나라전략포럼’에 참석해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국가 과제로 저출산 문제를 꼽으면서 “처음부터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부가 돈이나 몇 푼 주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란 사고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오후에 국가비전 심포지엄 ‘국민행복과 국가미래’에 참석해서는 “행복한 전직 대통령이 한 사람도 없는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며 “우리가 이제는 진짜 누구에게도 자랑할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장은 ‘자유주의’를 내세우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의 충돌에 관한 질문에 “선거를 앞두고 국가주의니, 자유주의니 그런 걸 논쟁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에 대한 물음이 꼬리를 물자 “내가 그런 사람을 신경 쓰면서 역할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배민영·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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