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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변이가 백신 무력화한다면?…대안으로 떠오르는 코로나19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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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기존 백신 대응불능 대비

주사제 이어 경구용 치료제 승인 잇따라

국내 제약사들 치료제 개발 잰걸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관련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기존 백신들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개발이 어려운 백신보다 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백신으로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면 치료제를 통해 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줄이겠다는 복안인 셈. 백신에 있어 뒤처져 있던 국내 기업들도 치료제 개발에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셀트리온 '렉키로나'.


▶셀트리온 '렉키로나', 유럽 승인 후 9개국 공급=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는 지난 9월 국내 항체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후 11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정식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유럽 승인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승인 권고' 의견을 낸 지 하루 만에 나왔다.

EC가 승인한 렉키로나의 적응증은 코로나19가 확진된 성인(18세 이상) 중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고 중증으로 이환 가능성이 큰 환자다. 국내 품목 허가와 동일하게 정맥 투여 60분 단회 투약이다.

승인 이후 셀트리온은 지난달 말 유럽 9개국에 초도물량 15만바이알을 공급했다. 셀트리온 측은 “현재 56개국과 수출 협의 중이다. 이들 외에도 공급을 문의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히 국내는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재택치료를 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가 중증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항체치료제 투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MSD가 개발한 '몰루피라비르'. [로이터]


▶MSD '몰루피라비르' 긴급사용 승인, 화이자도 신청=렉키로나가 정맥으로 투여하는 주사제인 것과 달리, 글로벌 제약사들은 경구용(먹는)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경구용은 주사제보다 복용이 간편해 지금처럼 확진자 수가 증가해 재택치료가 많아지는 상황에 사용이 더 편하다.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경구치료제는 미국 MSD가 개발한 '몰루피라비르'. 지난달 초 영국이 이 치료제에 대해 세계 처음으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최근 미국 FDA 자문위원회도 긴급사용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MSD가 발표한 임상 3상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몰루피라비르는 감염자의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약 5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도 몰루피나비르의 긴급사용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치료제 확보를 위해 MSD와 내년 2월 40만명분 선구매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mRNA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는 경구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최근 치료제 후보물질 '팍스로비드'가 감염자의 입원 및 사망확률을 최대 90% 낮춘다는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몰루피라비르보다 효능이 우수하다.

이에 화이자는 FDA에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최근 팍스로비드 임상에서 얻은 압도적 효능은 환자의 입원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함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FDA 및 세계 규제기관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타바이오 등 국내 기업 치료제 개발도 순항=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더딘 것과 달리, 치료제 개발에는 국내 기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압타바이오가 개발한 치료제 '아이수지낙시브'는 현재 FDA 승인을 받고 임상 2상에 들어갔다. 지난 10월부터 미국 내 9개 병원에서 경증에서 중등도 코로나19 입원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시작했다. MSD나 화이자 치료제가 진단받은 지 얼마 안 된 환자만 대상으로 시험한 것과 달리, 아이수지낙시브는 진단 후 14일 이내 환자까지 포함해 넓은 범위로 임상 중이다. 이를 통해 변이 바이러스 외 염증성 증상 및 폐섬유화 등 합병증에 대한 치료 효과까지 검증한다.

금호에이치티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두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DNP-019'는 중화항체 치료제로, 내년 초 완제의약품 원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해온 '아이발티노스타트'도 최근 델타 변이 억제 효과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등 계속 출현하는 변이가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를 회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치료제는 백신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보완 기능을 한다.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사람들이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가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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