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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진영의 솔레어' vs '코다의 한화' ··· 올해 골프선수 마케팅 승자는?[오태식의 골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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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진영(왼쪽)과 넬리 코다. <사진 AFP 연합뉴스>


이런 걸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골프가 점점 세계화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해야 할까?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미국의 넬리 코다의 모자에는 비록 영어로 쓰여 있기는 하지만 국내 기업 한화 큐셀(Q CELLS)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LPG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고진영(26)의 모자에는 필리핀 기업 솔레어(SOLAIRE) 글자가 쓰여 있다. 2021 LPGA 신인왕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의 모자 위에는 하나은행(Hana Bank) 글자가 또렷하다. 골프 선수 마케팅에도 글로벌화가 이루어지면서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골프스타 3명이 자신의 국가와는 다른 나라의 기업 마케팅에 활용된 것이다.

시즌 막판까지 LPGA 주요 부문 타이틀을 놓고 대결을 벌인 고진영과 코다의 싸움은 '고진영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세계랭킹 1위 자리는 코다가 지키고 있지만 고진영이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진영을 앞세운 솔레어와 코다를 선봉에 세운 한화큐셀 간 골프 마케팅 부분에서는 코다의 한화가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솔레어는 고진영의 선전으로 인한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다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반면 고진영은 메달을 수확하지 못한 것도 비교되는 부분이다.

한화 측은 시즌 내내 여러 톱랭커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며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넬리 코다가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한화큐셀골프단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화된 골프 마케팅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 곳이다. 하나은행이 후원하는 타와타나낏이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했고 역시 후원 선수인 호주동포 이민지도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메이저 챔피언들의 은행이 된 것이다. 재미동포 기대주 노예림과 올해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신인왕과 올해의 선수를 차지한 아타야 티띠꾼(태국)도 하나은행이 후원하는 선수들이다.

국내 여자골프 무대에서 올해 골프 마케팅의 최대 승자는 올해 6승을 올린 박민지를 후원하는 NH투자증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박민지는 자신의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인 2021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면서 후원사의 마케팅 효과를 배가시켰다.

한국토지신탁도 올해 골프 마케팅의 승자라고 할 수 있다. 상금 2위에 오른 임희정과 상금 4위 박현경이 한국토지신탁의 후원을 받고 있다. 둘은 인기상에서도 1,2위에 올라 자신들을 후원하는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들을 기쁘게 했다.

많은 금융사와 건설회사 그리고 대기업들이 골프 선수 후원을 하고 있지만 올해 가장 '가성비' 높은 골프 마케팅 성과를 이룬 기업은 임진희를 후원하는 대리운전기업 케이드라이브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동안 평범한 성적을 내던 중견 골퍼 임진희가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깜짝 우승을 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그 우승 후에도 임진희는 톱10에 다섯번이나 오르면서 자신의 모자 위에 써놓은 대리운전 전화번호를 제대로 알렸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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