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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종합] '라스트 세션' 85세 신구·77세 오영수, 연극 무대 계속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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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85세 배우 신구와 77세 배우 오영수가 연극 '라스트 세션'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연극 '라스트 세션(Freud's Last Session)'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경택 연출, 배우 신구, 오영수, 이상윤, 전박찬이 참석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오경택 연출은 "대사의 내용과 분량이 많아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품이고 다루는 언어들이 전문적이고 생소해서 관객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또 번역극이라는 점에서 원래의 뜻이 그대로 전달될지 우려가 있었다"며 "지난 시즌에서 배우들과 함께 공부하고 분석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최대한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자 관객들과 소통을 하면서 이야기가 잘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고,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의 매력이라면 프로이트와 루이스라는 세계적인 석학이 실제로는 만나지 않았는데 만났더라면 이라는 연극적인 전제하에 펼쳐지는 지적인 논쟁에 있다. 85분 가량의 설전이 우리의 뇌를 재밌게 만드는 엄청난 힘이 있는 것 같다. 지적 논쟁이 단순히 말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대화의 과정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들, 약점이 있고 불완전하고 나약하고 공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지는 작품이라서 그런 것들이 큰 매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2020년 파크컴퍼니에서 한국 초연으로 선보였었다. 이번 공연에는 신구 오영수가 ‘프로이트’ 역을, 이상윤 전박찬이 ‘루이스’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프로이트 역을 맡은 신구는 "작품이 무겁고 부담됐다. 열심히 한다고는 했는데 미진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다시 한다고 하시길래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고 보충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그래서 무겁고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많은 작품이지만 관객들이 재밌고 쉽게 관극할 수 있도록 고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초연에 이어 재연에 함께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신구와 함께 오영수가 프로이트 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오영수는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깐부 할아버지'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다.

신구는 "국립극단에서 오랜기간 생활해오신 오영수 선생께서 참여해서 극이 풍성하고 다양해질거라고 본다"며 "내가 제가 옆에 지켜본 오영수는 지금까지 두각을 나타냈고 이런 배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뒤에서 연극을 조용하게 자기 몫을 해내는 배우였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오징어 게임'에서 세계인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해졌다. 자기 몫을 충실하게 하고 있으면 이런 기회도 오는구나 새삼 느껴서 상당히 반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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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는 '오징어게임' 이후 차기작으로 '라스트 세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가 지금까지 50년 넘게 연기자 생활을 해왔지만 조용한 모습으로 연기자 생활을 해왔다. '오징어게임'이라는 작품으로 갑자기 부상돼 내 이름이 여기저기 불려지게 됐다. 마음이 심란해서 나름대로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찰나에 출연 제안이 와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내가 선택한 것이 잘 한 것 같다. 그간 연극을 해오며 내가 지향해온 내 모습 그대로 가게끔 동기를 준 것 같아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또 신구 선배님이 이 역할을 하셨다고 하길래 용기를 내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루이스 역의 이상윤은 "초연에 이어 재연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하나였다. 사석에서 신구 선생님이 다시 한 번 재밌게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셨고, 선생님이 하신다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시 무대에 오른다는 부담감은 없다. 다른 분이 한 것을 제가 한다면 부담될 수 있겠지만, 제가 했던 걸 하기 때문에 부담보다는 궁금함이 큰 것 같다"며 "초연에는 연극 무대에 선다는 호기심이 있었다면 이번엔 같은 작품을 다시 연습하고 올리면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있다.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한다는 것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배우 전박찬은 이상윤과 함께 루이스 역에 더블캐스팅 됐다. 재연에서 새롭게 합류하게 된 것에 대해 "처음에 제안을 받고 대본은 너무 좋은데 재연이라 마음의 갈등이 컸다. 내가 더 좋은 루이스를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싶었다. 신구 선생님과 오영수 선생님이 출연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일이 나에게 또 올까 싶었다.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구는 "연극을 찾아오는 관객들은 연극 안에서 뭔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침이나 방향을 접하고자 하는게 아닌가 싶다. 제가 이 나이에도 연극 무대에 집착하는 이유는 저의 처음이 연극이었기 때문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극 무대에 오를 생각이다. 그런 인생의 길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아직은 관객들이 연극 무대를 찾는게 아닌가 싶다. 역사가 있는 한 무대는 사라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며 극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당부했다.

'라스트 세션'은 2022년 1월 7일부터 3월 6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ㅣ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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