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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술의 세계

"이렇게 산뜻할 수가" 94세 카츠의 꽃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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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왼쪽부터) 알렉스 카츠의 Wildflowers 1, 2010. Oil on linen. 96 x 120 inches. [사진 제공 = Paul Takeuchi] Yellow Flags, 2011. Oil on linen. 40 x 50 inches. Irises, 2011. Oil on linen. 40 x 50 inches. Collection of the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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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꽃 대궐이 화사하게 펼쳐졌다.

화려한 색감과 화면 구성의 대가 알렉스 카츠(94) 작품들이 다시 국내에 왔다. 서울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내년 2월 5일까지 카츠의 개인전 '꽃'이 열린다. 특정 주제에 집중한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특히 내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앞둔 터라 눈길을 끈다.

1927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카츠는 미국의 현대적 삶을 담백하게 표현하며 독창적인 화풍을 발전시켰다. 지난 1950년대 미국 메인주 여름 별장에서 화병에 꽂힌 꽃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1960년대 단체 초상화를 표현하는 방식이 꽃 모습과 유사한 데서 움직임을 포착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했다고 한다.

작년부터 좀더 집중적으로 꽃 그림에 매진한 것과 관련해 카츠는 "내가 이 시리즈를 통해서 팬데믹에 지친 세상을 어느 정도 격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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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알렉스 카츠의 Iris_2019와 Wild Spring Flowers 2, 2020 [사진 제공 = 타데우스 로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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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전 꽃 그림이 자연 속에서 흩날리는 꽃들 움직임이라는 순간적인 인상에 집중했다면 최근 작품들은 꽃 자체의 묘사에 집중해 조각 같은 느낌이 강해졌다. 특히 2020년작 '모란'은 초록 배경과 보색 관계여서 꽃 하나의 존재감이 강하게 다가온다. 이전 작품보다 명도가 강해졌지만, 카츠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먼저 칠한 물감이 마르기 전에 다음 획을 더하는(wet-on-wet)기법으로 신속하게 작업한다.

꽃 그림을 보면 카츠는 21세기 인상파에 견줄 만하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 방식대로 꽃이 있는 현장에서 작은 나무판 위에 유화로 자연에서 포착한 빛과 공기를담는다. 이후 그는 작업실로 이동해서 이 작은 나무판 그림을 거대한 캔버스 위에 옮긴다. 일종의 연습본(study) 성격의 작은 그림 3점이 입구에서 맞이한다.

카츠는 "꽃은 실제로 그리기 어려운 형태를 지녔다"며 "회화를 마주한 사람들이 실제 꽃을 보는 듯한 찬란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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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의 Straw Hat 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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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그림들 사이에 신작 초상화 '밀집모자3(Straw Hat 3)'가 아주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 마치 정원을 산책하는 듯하다. '이중 초상화' 구조로 녹색 정원 배경의 인물 2명이 미묘하게 연결되서 움직이는 듯한 경쾌함이 전해진다. 항상 해피엔딩일 것만 같은 헐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클로즈업 장면처럼 말이다.

힘을 빼고 이렇게 화사한 색감을 캔버스에 무심히 던질 것만 같은 90대 노장은 요즘도 아침 7시30분이면 눈을 뜨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작업실로 가는게 일과라 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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