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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또다시 354만원 내렸다"…'국산차값' 독일차, 폭스바겐 상습적 '가격파괴' 속내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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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가격파괴에 나선 폭스바겐 차량.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티록, 파사트, 티구안 [사진 출처 =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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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앞에 장사없다"

폭스바겐이 '수입차 대중화'와 '수입차 빅3' 진입을 위해 상습적으로 가격을 파괴하고 있다.

9일 폭스바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소형 SUV인 2022년형 티록이 기존 모델보다 354만원 저렴한 3244만5000원~3835만9000원에 판매중이다.

올 1월 독일보다 최대 1500만원 낮은 가격에 내놨는데, 또다시 가격 인하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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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 [사진 출처 =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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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성을 떨어뜨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향상시켰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3세대 모듈라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차세대 EA288 에보 엔진을 적용했다.

차선유지 레인 어시스트, 다중 추돌 방지시스템,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보행자 모니터링, 파크 파일럿 전후방 센서 등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국산 준중형 SUV를 장악한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에 나온 티록은 대박을 터트렸다.

티록 2.0 TDI는 6월에만 1029대가 팔리면서 수입차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입차 단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까지 물리쳤다.

'아반떼값' 제타로 가격파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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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 [사진 출처 =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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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지난해 10월부터 가격파괴에 재미 들렸다. 소형세단 제타가 포문을 열었다.

가격은 충격이었다. 기존 모델보다 실내공간을 넓어지고 편의·안전성을 향상했지만 가격은 400만~700만원 내렸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하면 14% 할인 혜택을 제공받았다. 가격은 2329만~2533만원, 현대차 아반떼 가격에 수입차를 살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파사트가 가격파괴에 합류했다.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3700만원대부터 살 수 있었다.

4000만원도 저렴하다고 여겼던 수입 중형세단이 3000만원대에 나온 셈이다. 수입차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적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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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트 [사진 출처 =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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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에는 신형 티구안이 가격파괴에 합류했다.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은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가량 저렴해진 4060만원부터 판매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금융상품 이용자는 3802만원에 살 수 있다.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완전변경에 가깝게 진화해 4000만원대 중후반에 판매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추가 가격할인 프로모션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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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 [사진 출처 =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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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코리아는 판매대수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면 가격파괴 효과를 각성시키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 3월에는 파사트 구매자를 대상으로 타던 차를 반납하면 추가로 450만원을 할인해주는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Trade in program)'을 선보였다.

6월에는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가성비(가격대비성능) 높은 수입차를 찾는 20~30대를 겨냥해 역대급 할인율을 적용하는 '슈퍼 세이브' 캠페인도 펼쳤다.

티록 구매자는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진 할인율 18%에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차량 반납 프로그램 이용하면 최대 100만원을 보상받았다. 티록 스타일 트림 가격은 2800만원대로 떨어졌다.

‘가격 추가 파괴’ 티록 앞세워, 수입차 빅4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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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 [사진 출처 =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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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가격파괴에 힘입어 올들어 10월까지 수입차 빅4 자리에 안착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0월 폭스바겐 등록대수는 1만2534대로 집계됐다. 신차 출고대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6만5855대), BMW(5만7265대), 아우디(1만8560대)에 이어 수입차 판매 4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빅3'도 가능해보였다. 다만 볼보(1만2318대)의 추격이 거셌다.

결국 11월에는 볼보에 4위 자리를 내줬다. 등록대수는 폭스바겐이 910대, 볼보가 1317대로 나왔다. 11월 등록대수에서 볼보에 밀려난 폭스바겐은 4위 자리도 볼보에 내줬다.

올 1~11월 폭스바겐 등록대수는 1만3444대로 전년동기보다 9.7% 줄었다. 볼보는 1만3635대로 19.1% 증가했다.

폭스바겐은 이에 '가격파괴' 티록을 앞세워 막판 뒤집기에 다시 나선다. 독일차 자존심도 걸렸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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