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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파이브 아이즈’ 국가 모두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대안 없는 중국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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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대가 치를 것” 강경…속으론 인권 문제 부각 우려

[경향신문]

경향신문

존슨 영국 총리 | 트뤼도 캐나다 총리


미국에 이어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까지 영미권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이 모두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올림픽 개최를 불과 50여일 앞둔 중국은 난감한 입장이 됐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8일(현지시간) “세계의 많은 파트너들이 중국 정부의 반복되는 인권 침해를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오늘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 대표단을 보내지 않을 것임을 발표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의회에 출석해 장관이나 정부 인사가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 사실상의 외교적 보이콧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신장 인권 문제와 무역 갈등 등을 이유로 들며 올림픽에 정부 관계자들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7일 코로나19를 포함한 여러 가지 안전상 이유를 들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이 지난 6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한 지 이틀 만에 영미권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이 모두 보이콧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중국은 미 동맹국의 연쇄적인 보이콧 선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캐나다 총리가 공공연히 중국의 인권 침해를 비난하고 이를 구실로 올림픽에 외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단호한 반대를 표명하고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방국가들이 의기투합해 이데올로기적 편견에서 나오는 유언비어를 근거로 올림픽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방해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도 “영국 정부는 올림픽 정신을 준수하고 정치적 조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단호히 반격하겠다고 밝힌 중국 외교부도 각국의 보이콧 움직임에 경고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호주 등이 미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다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해외 사절단의 올림픽 참석 여부 자체보다는 올림픽을 계기로 서방국가들이 보이콧 명분으로 내세운 인권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를 의식한 듯 전날 ‘2021 남남인권포럼’에 보낸 축하 서한에서 “인권 실천의 방법은 다양하고 세계 각국 국민은 자국의 상황에 적합한 인권 발전의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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