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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세계 공급량 절반 가까운 중국백신, 오미크론엔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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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력·독성 없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만든 ‘불활성 백신’

중국·중남미·아프리카 접종…세계공급 110억회 중 50억회분


한겨레

중국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백신. 칠레가톨릭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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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에서 주로 접종해온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불활성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보도했다.

불활성 백신은 화학 처리를 통해 감염력을 없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이다. 중국에선 국영기업 시노팜과 민간기업 시노백이 이 백신을 개발해 중국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불활성 백신은 다른 백신에 비해 안정적이고 제조는 쉽지만 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노백 백신의 경우 브라질 임상시험 결과 14일 간격으로 2회 투여했을 때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 51%, 중증 예방 효과 100%였다. 시노팜 백신은 세계보건기구로부터 긴급승인을 받을 당시 78%의 효능을 보였다.

<네이처>는 “그러나 불활성 백신은 다수의 실험에서 일관되게 오미크론에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3차 접종(부스터샷)을 한 뒤에도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주는 중화 항체 수치가 매우 낮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메신저RNA나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3차 접종에서 오미크론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

<네이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중국의 시노백 백신(제품명 코로나백)을 두 차례 접종한 25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노백은 백신 접종자 20명 중 7명이 오미크론 변이의 항체에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내부 데이터를 제시하며 홍콩의 연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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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접종때 다른 백신 맞으면 항체 수치 상승


같은 불활성 백신인 인도 바라트 바이오텍의 코백신, 중국 국영기업 시노팜의 백신(제품명 BBIBP-CorV)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선 오미크론에 대해 어느 정도 효능이 유지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인도 파리다바드의 보건과학기술연구소는 “면역 반응은 적정선 이하”라고 밝혔다.

시노팜 백신 접종자 2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오미크론 중화 항체 양성반응자가 3차 접종 후 8명에서 228명으로 늘었지만 항체 수치는 낮았다. 그러나 칠레가톨릭대 연구에 따르면 시노백 백신 접종자들의 경우 항체가 오미크론 변이 결합과 면역세포를 돕는 비중화 항체는 생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실험에선 불활성 백신을 2회 접종한 후 메신저RNA백신을 맞으면 결합 항체와 티세포, 기억 B세포 수치가 높아졌다. 또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연구에선 불활성 백신 3차 접종보다 단백질 백신을 맞는 것이 중화항체를 더 많이 생성했다.

그러나 다른 유형의 백신을 한 차례 접종하는 것만으로는 오미크론 변이를 제압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네이처>는 분석했다. 예일대 의대 연구진은 시노팜 백신을 두차례 맞고 3차에서 메신저RNA 백신을 맞은 101명의 혈액을 분석했다. 그 결과 3차 접종 이전엔 오미크론 중화 항체가 없었으나 이후엔 전체 접종자의 80%에서 약간의 오미크론 항체가 검출됐다. 그러나 이 항체의 양은 메신저RNA 백신 2회 접종자보다 훨씬 더 많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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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불활성 백신 역할 재평가해야”


중국은 중국인들에게는 모두 자국의 백신을 접종하는 한편 백신 외교의 일환으로 개도국에도 광범위하게 공급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공급된 110억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중 50억회 분량이 불활성 백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월29일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장관급 회담 기조연설에서 아프리카가 내년까지 인구 60%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10억회분의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0억회분 가운데 6억회분은 무상 제공을 약속했다.

인도의 코백신, 이란의 코비란 바레카트, 카즈흐스탄의 카즈백 같은 다른 불활성 백신도 2억회 분량이 공급된 상태다.

<네이처>는 이번 실험 결과들을 근거로, 많은 과학자와 공중 보건 연구자들에게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불활성 백신의 역할을 재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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