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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성관계 영상 뿌린 전남친은 집유…여성은 쓰레기집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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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전문 유튜브 채널 ‘클린에번저스’에서 전 남자친구의 동영상 유포 이후 삶의 의욕을 잃었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달 “제게 대한민국은 지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은 15일 현재 47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A씨의 집은 생수병, 각종 배달음식 용기, 컵라면 등 쓰레기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A씨는클레이어벤저스에 청소를 먼저 의뢰했다. 살기 싫다는 생각에 극단적 선택과 관련된 유튜브 콘텐트를 보던 중 클레이어벤저스에서 청소 후 심신의 안정을 되찾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게 되면서다. A씨는“극단적 선택을 하고 난 뒤 남겨진 가족들 영상, 이런 걸 보던 때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중앙일보

이별 후 남자친구가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걸 알게된 후 여성은 삶의 의지를 상실했다. 집은 쓰레기장처럼 변했다.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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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처음 사귄 남자친구로부터 3년 동안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요구받는다. 지속적으로 영상 촬영 등을 요구받았고 거부하면 폭행이 이어졌다. 헤어지려 했지만 남자 친구는 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하며 더욱 가학적인 성적 학대를 일삼았다.

이후 지인으로부터 남자친구가 예전부터 단톡방에서 영상을 돌려보고 있고, 그게 유출이 된 것 같으니 신고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관이 영상을 본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꼈고, 직장생활도 포기하게 됐다. 거액을 들여 디지털 기록을 삭제하는 전문가에게 영상 삭제를 의뢰해 생활도 어려워졌다.

A씨의 남자친구는 소송에서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정신병 병력이 있고, 초범이며, 강제성이 심하지 않으며, 유출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등이 형량이 낮은 배경이 된 것 같다고 A씨가 설명했다. A씨는 끝내 “걔(남자친구 지칭)가 어떤 처벌을 받든 중요치 않다. 내가 정상적으로 살면 좋겠다”며 흐느껴 울었다. A씨는 지금도 “일주일에 두 세 번은 그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나온) 영상을 찾고 있다”며 괴로워했다.

A씨는“어느 순간에는 저를 미워하게 되더라. 내가 너무 바보같고 자책감이 들어 힘들었다”며 생활이 무너진 이유를 설명했다.

클린어벤져스 측은 여성의 방을 깨끗이 청소했고, 여성은 깨끗해진 방을 본 후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기뻐했다. 홀로 방에 남겨진 뒤에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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