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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中 4분기 성장률 3%대 하락 전망… “경기냉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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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중국상하이의 헝다그룹 사옥 간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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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지난해 1분기 18%대까지 치솟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3%대로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경기 하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7일 오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경제 지표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3%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6%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기저효과에 힘입어 1분기 18.3%까지 올랐다가 2분기 7.9%, 3분기 4.9%를 기록하는 등 하향 곡선이 가팔라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이런 흐름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한 중국의 경기 급랭은 부분적으로 세계적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병목 현상 같은 외부 변수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동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중국 정부의 거친 규제가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경제는 2021년 강력한 수출에 힘입어 활력 있게 출발했지만 부동산, 기술, 교육 등 분야에서 이어진 규제 속에서 하반기 들어 성장 에너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부동산 업체의 사업 자금과 주택 구매 자금 대출을 극도로 억제하는 정책을 폈다. 이는 중국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산업을 위기로 밀어 넣었다. 특히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등 ‘대마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까지 이어지면서 현재 중국의 경제 전반의 안정을 저해하는 중대 요인이 됐다.

헝다를 위시한 중국 부동산 업계의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시 심해지면서 올해 중국 정부의 경제 운용에도 상당한 도전이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중국의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은 코로나19 상황 추이와 (당국의) 관련 제한 조치에서 비롯된다”며 “중국은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엄격한 방역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더 많은 도시가 봉쇄되고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간 추세로 봤을 때도 중국 당국의 경기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8.0%다. 이는 중국 연초 정부가 보수적으로 설정한 '6% 안팎'에는 부합하기는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왜곡 효과를 걷어내기 위해 2020년과 2021년 연간 경제성장률을 평균 5.2%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 6.1%에서 2020년과 2021년 5.2%로 내려가는 추세로 볼 수 있다.

중국이 2022년 경제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안정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작년의 '6% 안팎'보다 낮은 5%대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실제로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지난달 6일 2022년 경제성장률을 5.3%가량으로 예측하면서 '5%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라고 정책 당국에 공개 건의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위축과 코로나19 확산 심화 등의 악재로 중국 경제 성장률이 내년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영향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3%로 낮췄다. JP모건은 이달 들어 중국의 성장률 목표를 4.9%로 제시했다. 매쿼리 캐피털은 보고서에서 "2022년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야 할 일은 5% 성장률 저지선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인구가 대약진 운동이 초래한 대기근의 충격이 닥쳤던 1961년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정부는 작년 5월 제7차 인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0년 11월 기준 인구가 14억1177만8724명이라고 집계했다. 당시 발표된 2020년 출생 인구는 1200만명으로 떨어져 1961년 이후 최저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한 해 중국에서 사망한 사람이 새로 태어난 사람보다 많아지는 시점이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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