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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의 법조스토리] ‘김건희 통화녹음’ 방송금지 가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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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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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의 법조스토리에서는 법원, 검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법조계의 다양한 이슈들을 다뤄보려 합니다. 주요 사건의 법적 쟁점이나 전망, 사건의 이면, 기사로 쓰지 못한 뒷얘기 등을 주제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조금은 자유롭게 써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그 열세 번째 스토리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통화녹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일부인용 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16일 오후 8시 20분부터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소속 이모씨와 통화한 녹음 내용을 방송합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2일부터 53차례에 걸쳐 총 7시간 45분간 김씨와 통화하며 녹음한 파일을 MBC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선을 50여일 앞둔 이날까지 김씨가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말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이 거의 유일합니다. 때문에 통화 녹음파일에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이날 방송은 근소한 지지율 차이로 1, 2위를 다퉈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극적인 화해를 이뤄내며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는 윤 후보는 치명상을 입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법원 3가지 내용에 대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인용’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씨는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온라인상에 지라시 형태로 돌던 녹음파일 내용을 토대로 모두 9가지 내용과 관련된 사항을 방송하지 못하게 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4일 법원은 이중 5가지 내용에 대해서는 MBC 측이 방송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는 이유로 더 이상 따져보지 않고 기각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4가지 중 보수와 미투 관련 발언, 그리고 이씨에게 윤 후보 캠프로 와서 도와달라고 한 내용 역시 방송이 가능하다고 기각 결정했습니다.

법원이 김씨의 신청 중 인용한 부분은 ▲언론사 내지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 없는 대화 등 나머지 2가지, 그리고 추가적으로 ▲김건희씨의 수사 중인 사건 관련 발언입니다.

김씨는 MBC가 법원의 방송금지 결정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건당 1억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 결정을 함께 신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 기록이나 심문 과정에서 보여준 MBC 측 태도에 비춰 MBC가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위반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김건희 측 “음성권 침해, 방송심의규정에도 위반돼”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 과정에서 김씨 측은 이씨가 서울의 소리라는 유튜브 방송에서 촬영을 하는 사람이고 기자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애초 취재형식으로 한 통화가 아니었고 친분관계를 맺자는 식으로 접근해 나는 사적인 대화였다는 취지였습니다.

때문에 이씨가 김씨의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녹음한 파일을 갖고 방송을 하면 MBC 역시 불법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음성권’에 대한 침해라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또 방송될 내용 중에는 김씨의 결혼 전 사생활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 같은데 7시간 45분에 이르는 녹음파일 내용을 약 40분 정도의 방송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발언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김씨의 반론권이 보장되지 않아 명예와 인격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김씨 측은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녹음파일에 대해 과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편집해서 방송하면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한 점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의 불법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 녹음파일의 경우 피해자 쪽에서 공개한 것인데 반해, 이번 김씨 녹음파일의 경우 가해자가 공개하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송을 금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후 변론에서 김씨 측은 통신비밀보호법상 (대화당사자의 녹음은) 적법하다고 하지만 지방법원 판례 중 몰래 녹음하는 것은 음성권 침해라고 인정된 사례가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김씨에게 접근한 뒤 도와줄 것처럼 속여 답변을 유도했고, 필요 최소한이 아닌 전체 과정을 녹음한 만큼 녹취파일에는 불법성이 있음이 명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방송심의규정에서도 개인 사생활에 대한 사항을 동의없이 녹음해 방송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규칙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9조(사생활 보호) 3항은 ‘방송은 특정인의 사생활을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녹음 또는 촬영하여 당사자의 동의없이 방송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인의 인격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MBC 측 “공적 관심사, 반론 기회 충분히 제공해”
반면 MBC 측은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인 김씨는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지근거리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라며 공적 인물임을 강조했습니다.

과거 영부인들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이 실제 발생했고, 친인척들이 영향력을 행사한 부당한 일들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보도라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특히 김씨의 경우 역대 대통령 후보 부인들과 비교해 훨씬 주목받고 있고, 관련 기사만도 수백만건에 이르는 만큼 영부인 후보자로서의 검증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씨가 제공한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실제 통화한 게 맞는지, 혹시 녹음 조작은 없었는지 포렌식 업체를 통해 확인했고, 김씨 측 반론을 듣기 위해 2주 동안 수차례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 측에서는 몇 개 문자만 봐서는 알 수 없다고 하지만 보도하려는 주된 취지 대부분을 문자로 전달했고, 문자메시지에 전부를 담기 어려워 전화도 여러번 시도했지만 김씨가 응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김씨 측의 반론을 충분히 방송에 담는 것은 물론, 방송 이후에도 추가 방송 등을 통해 김씨 측 반론을 방송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음파일을 제공한 이씨와 관련 김씨 측은 기자라고 보기 애매하다고 주장했지만, MBC 측은 서울의 소리가 인터넷신문사업자로 등록된 업체이며, 홈페이지에 이씨가 작성한 121건의 기사가 있다는 점을 들어 유튜브 촬영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씨의 비서가 이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과정에서 이씨를 ‘기자’로 불렀다는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MBC 측은 또 이씨가 김씨와 신뢰관계가 형성된 과정에 대해서도 이씨가 자신이 기자임을 밝히고 취재하겠다고 얘기를 했고, 김씨 측에서 윤 후보를 옹호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신뢰관계가 형성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씨 측이 거론한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MBC 측은 반박했습니다. 김씨 측은 선관위가 욕설 파일을 편집해서 방송하면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취지를 왜곡해서 녹음 내용 중 욕설 부분만 편집해서 내보낼 경우 후보자 비방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습니다.

MBC 측은 이 사건은 욕설 이런 것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견해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고, 통화 녹음 일부를 발췌할 수밖에 없지만 가능한 녹음 그대로를 편집 없이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발언 과정에 부정적인 표현이 포함돼 있어서 취지와 달리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빼려고 한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것이 후보자가 하고 싶은 말, 드러내고 싶은 말만 내보내는 것은 아니라며 유권자들에게 검증을 받는 것이 선거 공정성에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씨 측이 방송금지를 신청한 내용들 대부분이 김씨가 갖고 있는 견해와 관련된 것인 만큼 공적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BC 측은 심문 당시 구체적인 보도 내용에 관해 설명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김씨 측 변호인이 “보도 내용을 말씀하시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의미가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 역시 “보도 내용을 말하면 안 됩니다”라고 제지해 방송될 구체적인 내용은 법정에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법원 3가지 내용 외 신청 기각… “공적인 인물, 공익에 부합”
법원은 먼저 이번 가처분 신청 사건을 판단하는데 있어 기준이 될 수 있는 대법원 판례 2건을 제시했습니다.

한 건은 방송금지가 허용될 수 있는 요건에 관한 대법원 판결, 또 한 건은 공공의 이익을 판단할 때 기준이 되는 공적 인물에 관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먼저 대법원은 2004년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2항의 취지에 비춰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할 것인 바 방송행위에 대한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그와 같은 경우에도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표현행위는 그 가치가 피해자의 명예에 우월하지 아니하는 것이 명백하고, 또 그에 대한 유효적절한 구제수단으로서 금지의 필요성도 인정되므로 이러한 실체적인 요건을 갖춘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사전금지가 허용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방송이 금지될 수 있는 경우는 내용이 허위이거나, 방송의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면서 피해자에게 심각한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을 때에 한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대법원은 2016년 “언론보도에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사실의 공표가 이뤄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해 결정해야 하고, 나아가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일반 사인인지, 공적 인물 중에서도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지,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끌게 된 데 지나지 않는 인물인지, 적시된 사실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그와 관련한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보도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또 공적 인물 중에서도 얼마나 국민적 관심을 끄는 인물인지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 같은 대법원 판결을 기초로 재판부는 김씨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김씨에게 방송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나 보전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채권자)는 윤 후보에 반대하는 성향을 가진 이씨가 여러 가지 의혹 등 부정적인 언론기사로 인해 심신이 약해져 있는 김씨에게 고의로 접근해 김씨의 동의 없이 사적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그 수집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①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 대화의 녹음·청취·누설·공개를 금지하는데, 이 사건 녹음파일은 대화당사자인 김씨와 이씨 사이의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녹음 등을 금지하고 있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 대화’에 해당하지 않고 ②이씨가 이 사건 녹음파일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어떤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③MBC(채무자)는 이 사건 녹음파일에 대해 공공기관이 이용하는 포렌식 조사 업체 등을 통해 조작·편집되지 않은 사정을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고 ④MBC는 김씨의 가족간, 부부간 오로지 사적인 내용은 방송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고 ⑤언론중재법 제5조 2항에서 ‘인격권의 침해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 안에서 언론등의 보도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 등’에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 부분 방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김씨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김씨 측의 ‘수집절차 위법성’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송 내용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근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윤석열의 배우자로서 언론을 통해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김씨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 내지 정치적 견해는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 내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개토론 등에 기여하는 내용이라고 봄이 상당한바, 단순히 사적 영역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아가 MBC는 이 사건 방송의 목적으로 향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의 배우자가 정치적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고, 이러한 목적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유권자들에게 판단의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공익적인 목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대통령 후보자 배우자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나 정치적 견해는 유권자에게 알려져 비판과 감시의 대상이 되고 투표의 판단자료로 제공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설령 이러한 내용으로 인해 김씨의 사생활 및 인격권이 일부 침해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공직선거에 있어서 유권자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를 도모하는 공공의 이익에 의해 일정한 요건 하에 비방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용인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공익성을 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부분 방송은 공익을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김씨의 신청을 기각하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재판부는 ▲김씨는 MBC가 녹음파일을 편집·방송하면서 김씨의 전체적인 발언 취지와 다른 일부 내용 내지 김씨의 말실수 등 김씨에게 불리한 내용만 악의적으로 편집·방송하거나 김씨의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음으로써 김씨의 발언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방송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MBC는 지난해 12월 29일경부터 김씨나 김씨 측 관계자들에게 김씨의 반론 내지 해명 등을 듣기 위한 접촉을 시도했으나 김씨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②MBC는 김씨가 이미 주장한 반론 내용뿐 아니라 방송 이전에 반론을 요구하는 내용까지 방송에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보이고, 김씨가 반론이 부족하게 반영됐다고 할 경우 반론보도 등을 위한 추가 방송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보면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김씨는 이 사건 방송 내용에 별지2 목록 기재 제2, 6, 7, 8, 9항 내용과 같이 일상생활에서의 지극히 사적인 대화 내용에 불과하거나 상대방의 말에 장단을 맞춰주기 위한 발언, 배우자로서 쉽게 언급할 수 있는 발언 등이 포함돼 있는바 이에 대한 방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MBC는 위 내용이 이 사건 방송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는바 채권자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앞에서 밝혔듯이 재판부는 ▲김씨의 수사 중인 사건 관련 발언 ▲언론사 내지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 없는 대화 등 3가지 부분에 대해 김씨의 신청을 인용, 방송을 금지했습니다.

먼저 수사 중인 사건 관련 발언에 대해 재판부는 “향후 김씨가 위 사건에 관해 수사 내지 조사를 받을 경우 형사절차상 보장받을 수 있는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모든 피의자나 참고인 등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 즉 헌법상 진술거부권이 보장되는데, 김씨가 이씨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혹시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발언을 했는데, 이 같은 내용이 방송을 통해 보도될 경우 김씨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또 재판부는 언론사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발언에 대해 “이 부분에는 김씨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 내지 발언 등을 한 언론사 내지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바, 위와 같은 발언이 국민들 내지 유권자들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 등에 필요한 정치적 견해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김씨의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이 없는 일상생활에서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나올 수 있는 내용에 불과한 것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이 부분 내용에 대해서는 방송 등의 금지를 명함이 타당하다”고 일부인용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씨 측 방송 후 형사고소·민사소송 예고… 야당, MBC 편향보도 문제 삼을 듯
재판부는 결정문에 김씨 측이 제출한 방송금지 신청 대상 내용의 목록을 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이 나온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목록이 정리된 ‘별지’가 유포됐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MBC 측 변호인을 통해 유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MBC가 이날 ‘스트레이트’ 방송을 통해 어떤 내용을,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방송 이후 김씨나 국민의힘 측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큰 상황입니다. MBC가 법원의 일부인용 결정의 취지를 벗어나 방송을 금지한 내용을 방송한다면 당연히 이를 문제 삼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방송 내용 일부를 문제 삼아 형사고발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미 지난 14일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 과정에서 “이씨가 김씨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녹음을 했다면 공식적으로 김씨의 입장을 확인하고 녹음하는 게 올바른 언론”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이렇게 보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불법적인 행위에 해당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씨 측 변호인은 “이런 행태는 언론의 자유영역에서 보호될 수 없다. 방영될 경우 김씨 입장에서는 MBC에 대해 형사고소를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그 후에 훼손된 명예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편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강한 친정부 성향을 보여 온 MBC가 과연 공정한 보도를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명인의 대화 녹음’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는 세간의 많은 관심과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그것이 사적 대화이기 때문”이라며 “공적인 대화였었다면 오히려 관심에서 멀어졌을 것이다. 이 엄청난 관심의 집중이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결국 이 같은 MBC 보도는 방송을 무기삼아 정치공작에 가담한 것이고, ‘공익’이라는 이름만 거짓으로 빌려 헌법상 기본권인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을 침해하는 인권유린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의원은 또 “MBC는 ‘이재명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병철씨가 사망한 12일에 해당 뉴스를 방송 후반부에 마지못해 보도하면서, 이재명의 이름을 한 번도 제대로 부르지 않았다. 정확한 이름 없이 다짜고짜 ‘이 후보’라고 했을 뿐이다. 공익에 그렇게나 관심이 많다는 MBC가 이재명 후보의 ‘재’ 자나 ‘명’자 조차 제대로 언급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라며 “우리의 정치가 대체 어디까지 비열하고 비겁해야 하는 것인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라고 MBC의 정치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실제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이병철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은 사건이 발생한 12일 일부 석간신문과 다음날인 13일 대부분 조간신문이 1면에 실었지만, MBC는 12일 저녁 메인뉴스가 끝날 무렵 해당 내용을 보도하면서 앵커가 한 차례 이재명을 언급했을 뿐 리포트를 담당한 기자는 ‘이 후보’라고 언급하며 이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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